“1500원대 안착할 수 있다”…외인 떠나고 대미투자 늘며 ‘뉴노멀’될까

5일 오후 1시1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4.8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 2009년 3월10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틀째 오름세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가며 1997~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기록을 썼다.
전문가들은 통화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단기적 수급 불안과 구조적 달러 유출 압력을 지목한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단기적 금융시장 변동 요인으로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를 꼽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확대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증시 이탈이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미국의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이날 장 초반 코스피가 6% 넘게 폭락해 8090선까지 밀렸고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1조300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보고서는 “환율은 단기에 급등하기보다는 종전 이슈 등을 통해 잠시 반락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추세대 자체는 저점을 계속 높여가며 여전히 견고한 상향 추세대가 유지되고 있다”며 “대미 투자 이슈 등 중장기 변동 요인이 남아 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환경에 맞춰 원화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환율이 급변하며 경제주체들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문제이지 1500원대나 특정 환율 수준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나 불안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실질실효환율 장기 추세가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유럽 등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들도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절하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짚었다.
하나증권 역시 이날 미국의 주요국 관세 재부과 우려 등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부과 중인 글로벌 관세 10%가 7월24일 만료됨에 따라 해당 시점을 전후로 신규 관세 조치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18일 출범하는 등 대미 직접투자 비중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점도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을 줄여 환율 하방 경직성을 높인다고 봤다.
전규연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 점진적 하락 기조는 유효하다”면서 “다만 대미 직접투자 비중 확대로 미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이 줄어 하락 폭은 제한되며 하반기에도 1400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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