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린 선관위…잠실 투표소에 유권자 개인정보 방치
잠실 투표소 봉쇄했던 유튜버들, 경찰 철수 후 내부 들어가 라이브 방송
투표용지 유권자 수 대비 절반 이하인 49%로 준비한 정황도 확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뭇매를 맞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사흘 만에 봉쇄됐던 투표소를 철수하면서 유권자 개인정보가 적힌 전표를 그대로 놓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버들이 이를 고스란히 생중계하면서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선관위가 선거인 대비 투표용지를 절반에 못 미치는 49%만 준비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선관위는 5일 오전 8시53분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인 우성아파트 경로당 안에 있던 투표함 2개를 반출해 개표소로 이송했다. 선거 종료가 선언된 때로부터 33시간 만이다.
투표함이 반출된 직후 경찰도 현장에서 철수하면서 현장에 남아 있던 일부 시위대가 제지 없이 투표소 내부로 진입했다.
일부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부정선거 증거를 찾겠다"며 투표소 안 상황을 그대로 생중계했다.
내부에서는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부터 포장을 뜯지 않은 선거 도장, 참관인 목걸이 등이 발견됐다.
선거인명부 대조전표에는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이름과 성별 등이 기록돼 있었다. 해당 전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대기표'로 나눠준 뒤 회수한 것이다. 대조전표만으로도 해당 지역의 유권자 중 누가 투표했는지를 알 수 있는 셈이다.
유튜버들이 해당 종이 뭉치를 카메라 앞에 들어보이면서 여러 명의 유권자 이름이 동시에 노출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후 다시 직원들을 보내 대조전표 등 서류나 문서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측은 "투표함 반출에 집중하다 보니 일부 물품을 두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투표소에서는 송파구 선관위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투표용지 박스도 발견됐다.
해당 상자 겉면에 적힌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총 1900매였다. '박스 1개 중 1개'라고 적힌 것을 감안하면 다른 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투표소의 선거인 수는 3856명으로 파악됐다. 투표지가 전체 선거인의 49.3%만 준비돼 있었던 셈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중앙선관위는 통상 선거인 수의 60∼70%로 준비하다가 이번 선거에서는 최소 인쇄 비율을 50%로 낮췄다고 해명했다. 높은 사전투표율과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대선·총선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소 인쇄 비율조차 지키지 않은 채 방만하게 선거 사무를 진행했다.
한편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경기도 과천 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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