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괴롭힘’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제주지법 “유족 배상” 판결

김찬우 기자 2026. 6. 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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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사망 5년여만 1심 결론…법원 “정신적 고통 위자료”

27년간 근무해 온 직원을 괴롭힌 제주 A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고인의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방법원 민사3단독(신형철 부장)은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영향으로 숨진 고(故) 강모씨 유족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2021년 4월 제주 A새마을금고에서 장기근속해온 50대 강모 씨가 이사장 B씨 등으로부터 폭언과 조롱, 감시, 부당한 좌천성 인사 등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사건이다.

관련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사장 B씨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으며, 근로복지공단 역시 고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정한 바 있다.

나아가 다른 내용으로 A새마을금고 및 B이사장과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다투고 있는 소송에서원심과 항소심, 대법원은 B씨의 직장 괴롭힘 등 비위 행위를 사실로 인정했다. 

이어 제주지법 민사3단독은 이사장 B씨의 불법 행위로 인한 망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우자와 자녀에게 각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유족의 청구를 인용했다.

고인이 숨을 거둔지 5년여만, 손해배상 청구 소장이 접수된 지 4년여 만의 판결이다.

인정된 사실에 따르면 B씨는 평소 고인에게 "이 새끼", "저 새끼", "이 자식" 등 욕설과 "너 멍청한게 뭐라도 해야지", "네가 월급 받은 만큼 네가 하는 일이 뭐냐"라는 등 폭언했다.

또 가족 공동묘지 관련 작업과 개인적 용무 등 업무와 관계 없는 일을 시키기도 했다.
2021년 6월 24일 오후 2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 중인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중앙회는 가족묘 관리 지시, 공항 이동 등 운전, 가족행사 동원, 인격 무시 등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임원 교체에 해당하는 '개선' 처분을 A금고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B씨와 A금고는 이에 반발해 '개선지시 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해당 재판은 1심과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지만,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상태다.

하지만 이 재판에서도 B씨 불법 행위는 인정됐다. B씨 측은 고인이 사망하면서 작성한 유서가 없으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진술한 직원들은 B씨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직장 내 괴롭힘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가 고인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사적 지시를 하거나 폭언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자발적이라거나 악감정을 가진 진술이라고 항변한 B씨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A금고를 상대로 한 개선 조치 요구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B씨의 '직장 내 괴롭힘' 등 징계 사유가 확실하니 중앙회가 개선을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는 결론이다.

다만, A금고가 개선 조치 요구를 따르지 않고 '경고'를 의결한 A금고의 처분은 당시 법률에 따라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부분적으로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고인이 숨진 2개월 뒤 유족과 동료, 지인, 제주지역 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져 도민사회의 공분이 일었다. 

현재 이사장 B씨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