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급 성과 낸 K제약바이오…하반기도 '빅딜 행진' 이어갈듯

임서아 기자 2026. 6. 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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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조단위 빅딜' 쏟아져…실속도 제대로 챙겨
반환 없는 선급금 비중 늘리고 파이프라인 넓히고
하반기 '특허절벽' 앞둔 빅파마 '러브콜' 쇄도 전망
[출처=구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역대급 기술수출을 달성한 가운데 전통적인 치료제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고르게 빅딜(대규모 거래)이 터지며 한국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영토가 한층 넓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 시점이 맞물린 데다 국내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어 기술수출 릴레이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이 체결한 주요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은 총 8건으로 집계됐다. 계약 조건이 비공개된 1건을 제외하고도 누적 계약 규모는 약 86억 달러(약 13조2880억원)로 한화로 13조원을 넘겼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상반기의 약 80억 달러(약 12조3700억원) 규모를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올해 초만 해도 글로벌 투자 혹한기의 여파가 남아있었지만 최근 두 달 사이에만 조 단위의 대형 계약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전체 수출 규모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플랫폼 기술부터 희귀질환까지…전방위 빅딜 성사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질환이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범용 플랫폼 기술을 필두로 중추신경계, 안과 질환, 대사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르게 빅딜이 성사됐다. 
약제품. [출처=픽사베이]

우선 다양한 적응증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관심을 크게 받았다.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을 보유한 알테오젠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연이은 러브콜을 받았다.

연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자회사 테사로와 2억6500만 달러(약 4103억)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바이오젠과도 5억4900만 달러(약 8501억) 규모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전 세계적인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중추신경계와 안과 질환 분야에서도 굵직한 성과가 이어졌다. 아리바이오는 중국 푸싱제약에 경구용(먹는약)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판권을 넘기며 47억 달러(약 7조2780억원)라는 상반기 최대 규모의 딜을 이끌어냈다.  

안과 질환에 매진해 온 큐라클 역시 공동개발사인 맵틱스와 손잡고 미국 메멘토메디슨스에 망막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10억7775만 달러(약 1조6687억원)에 기술이전했다.  

대사 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 시장을 겨냥한 파이프라인도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미국 일라이릴리에 GLP-2(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 기반 단장증후군 신약 후보물질을 12억6000만 달러(약 1조 9504억원)에 넘겼으며 오스코텍은 미국 아지오스파마슈티컬스와 6억6500만 달러(약 1조292억원) 규모로 면역혈소판감소증 및 류마티스관절염 타깃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SK플라즈마가 튀르키예에 혈장분획제제 기술 전반을 이전하고 피알지에스앤텍이 미국에 소아조로증 치료 후보물질을 수출하는 등 인프라 이식과 희귀질환 극복에서도 성과를 냈다.

◆판권 계약·공동 개발 등 딜 구조도 고도화 

이번 성과는 단순히 수출 규모만 키운 것이 아니라 계약의 질적 측면에서도 확연한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이 총액을 부풀리기 위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중심이었다면 올해 체결된 계약들은 실속이 매우 알차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처=픽사베이]

특히 계약 체결 시점에 곧바로 수령하며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아리바이오는 총계약 중 1억4000만 달러(약 2163억원)를 선급금으로 확보했고 한미약품도 7500만 달러(약 1159억원)의 계약금을 먼저 수령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계약 초기부터 막대한 현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가치와 임상 성공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기술수출 활황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잇따른 특허 만료에 대응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자체 개발만으로는 파이프라인 공백을 메우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추세다.

글로벌 제약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한국 파이프라인에 대한 신뢰도 상승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국내 유망 바이오벤처 및 제약사들의 추가 기술수출 릴레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반적인 바이오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우려가 컸지만 최근 두 달간 터진 딜들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며 "기술 매각을 넘어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대형 제약사와의 판권 계약이나 공동 개발 형태의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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