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이 그럴듯하게 들리기까지 한다”…민주주의 리스크 된 선관위 [기자24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다수 유권자들이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투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대기표를 발급받은 유권자들 . [조병연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5/mk/20260605111204633gpwz.png)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벌어진 ‘소쿠리 투표’와 ‘투표지 외부 반출’ 사태에 더해 기어코 국민의 선거권마저 훼손한 셈이다. 반복되는 무능에 원칙에 관한 지적이 무의미해졌다고 느끼는지, 시민들은 이제 부정선거를 가운데 두고 양쪽 진영으로 갈렸다. 잇따른 선거 관리 실패로 국민 신뢰가 돌이킬 수 없이 무너진 탓이다.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해명은 하나마나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송파구는 본 투표 유권자 수의 50%만 투표용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투표용지 준비율이 달라진다는 궤변은 둘째치더라도 “투표소 공무원들이 오후 1~2시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도 대응이 없었다”는 유권자들의 증언에 대한 설명도 내놓지 못했다. 용지가 부족하다는 사실 역시 선관위가 아닌 언론과 SNS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여전히 침묵 중이다. 구멍가게 재고 관리보다도 허술한 선거 관리가 어디 있나.
선관위는 헌법 기관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 같은 독립성을 무책임의 방패로만 사용하고 있다. 말로만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단순 실무 착오로 마무리해선 안 된다. 지역별로 투표용지 준비 수량을 결정하게된 경위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시점, 추가 인쇄와 배송은 왜 늦었는지 시간대별로 투명하게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 선거 관리에 실패하고도 진상 파악조차 못하는 선거관리 기관은 존재 이유가 없다.
늦은 밤까지 투표용지를 기다린 유권자들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부정선거론’이 그럴듯하게 들리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뼈아프게 새겨야 할 말이다. 반복되는 부실선거는 음모론이라는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모든 유권자가 공정하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김송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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