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40원 돌파, 17년 만의 최고치…올여름 해외여행 체감 비용 급등 ‘비상’ [여행+]

◆ 1530원 개장, 17년 3개월 만에 처음
5일 서울외환시장은 전날 1530원에 개장해 장중 1530.8원까지 오르며 약 두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1530원대 개장 자체가 2009년 3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529.7원으로 마감했지만, 야간 거래에서 재차 상승해 1540.3원을 돌파했다.
1540원 돌파 역시 2009년 3월 이후 처음 발생한 이례적인 현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 중이다.
◆ 중동 사태·달러 강세·외국인 매도 ‘삼중 압박’
환율 상승의 주된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교착 및 군사적 충돌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이어졌고 누적 매도 규모는 66조원을 초과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부담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라고 밝혔다.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 당국 구두 개입에도 상승세 ‘요지부동’
정부도 외환시장 진화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8일 “환율 쏠림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언급했다.

환율 1500원대 고착은 여름 성수기 해외여행을 앞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율이 1300원대이던 시기와 비교하면 동일한 해외 경비를 달러로 결제할 때 원화 기준 비용이 약 15% 안팎 더 드는 셈이다.
항공권, 숙박, 현지 카드 결제 모두 달러 또는 현지 통화 기준이어서 소비자의 체감 물가는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환율 안정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중동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여행 경비 예산을 1500원대 기준으로 잡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시기 해외여행 비용을 방어하기 위해 ‘환전 타이밍 분산’과 ‘외화 선불카드 활용’을 권장한다.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외화 충전식 스마트 카드를 활용해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때마다 분할 환전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 유류할증료 일부 조정에도 소비자 불안 여전
이러한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편도 기준 11000원 내린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유류할증료도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5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이 갤런당 361.27센트(배럴당 151.7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4월(갤런당 477.20센트, 배럴당 200.42달러) 대비 하락한 수치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전달 1일부터 말일까지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에 따라 7월 발권 국내선 편도 유류할증료(부가가치세 포함)는 현재 35200원에서 24200원으로 낮아진다. LCC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하락해 여행객의 부담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제선 상황은 다르다. 지난 3월부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잇따라 대폭 인상했다.
국가데이터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월 유류할증료를 국제선 편도 기준 최소 13500원에서 최대 99000원으로 부과했으나, 4월에는 최소 42000원에서 최대 303000원으로 올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월 14600원∼78600원에서 4월 43900원∼2519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달 국제선 기준 유류할증료는 총 33단계 중 최고 단계인 33단계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 허가에 따라 7월 발권분부터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최고 33단계까지 적용할 수 있어 소비자 부담은 계속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 인하 이후 실제 항공권 가격 조정 및 수요 회복까지 통상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본다. 중동 전쟁이 휴전에 들어가더라도 시차가 존재해 다가올 여름 휴가철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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