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안오는 날도 '장마철'…다양한 강수 형태 반영해 용어 재정립

이병구 기자 2026. 6.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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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집중호우의 다양한 발생 원인. 장마특화연구센터 제공

최근 국내 여름철 강수 형태가 전통적인 모습을 벗어나면서 장마의 정의가 재정립된다. 정체전선이라는 특정한 형태보다는 강수가 발생하기 쉽다는 조건 자체에 초점을 두고 비가 오지 않는 날까지 포함해 폭넓게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기상학회는 국내 장마철 강수 특성을 반영해 장마, 장마철, 장맛비를 새로 정의했다고 5일 밝혔다.

장마는 그동안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의 찬 공기가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 때문에 장기간 강수가 이어지는 현상으로 해석됐다. 보통 5~6월에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진출하면서 6~7월경 대륙의 찬 공기를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하지만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국내 여름철 강수가 정체전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정의에서는 장마, 장마철, 장맛비가 구분된다. 장마는 국립국어원 표준 국어대사전에 따라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정의됐다.

장마철은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양한 기작에 의해 다량이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재정의됐다. 강수 자체보다 강수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보기 때문에 비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오지 않은 날도 장마철에 해당된다. 

장마의 형태를 정체전선에 국한하지 않고 정체전선성 강수, 중위도 저기압성 강수, 대류성 강수 등 다양한 원인과 형태를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태풍에 의한 강수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상청 지정 장마특화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기관·학계 연구자들이 지난 2년 동안 장마 용어 재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일반인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최종안을 도출하고 학회 대기과학용어심의위원회 검토 후 확정됐다.

김철희 한국기상학회장은 "이번 용어 재정립이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장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장마철이면 반복되던 장마의 원인과 형태 등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손석우 장마특화연구센터장은 "최근 일각에서 장마 대신 ‘우기’로 표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학계 논의 결과 장마철을 우기로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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