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무리 투수 잔혹사? 켈리의 유산 지닌 LG라면 다를 수 있다
꾸준하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파되며 LG만의 팀 문화로 자리매김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의 팀과 보직에 대한 적응에도 큰 힘 될 듯

(MHN 정철우 기자) LG 트윈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약셀 리오스를 선택했다.
리오스는 우완투수로 201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필리델피아 필리스를 포함한 9개 구단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93경기에 등판 100이닝 동안 8승 2패 6.2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344경기에서 619.1이닝을 소화하며 36승 32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했다. 2026시즌에는 마이너리그(AAA)에서 11경기 17이닝 동안 3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성적에서 알 수 있는 리오스는 불펜 전문 투수다.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으로 지냈다.

하지만 LG는 불펜 투수를 택했다. 지금까지 KBO 리그서 마무리로 뛴 외국인 선수는 14명 뿐이다. 그 중엔 LG가 선택했던 오카모토도 포함 돼 있다. 그 당시에도 LG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외국인 불펜 투수, 특히 마무리 투수는 대단히 어려운 길을 걷게 된다.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 할 부담감이 이중고로 나가오기 때문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제구도 되고 공도 위력적인 투수가 마무리 투수로서 적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공 좋고 제구까지 좋은 투수는 일단 선발로 쓰게 돼 있고 최고 수준의 위력과 제구력을 가진 투수는 한국에 오지 않는다. 불펜 투수로 뛰던 선수라 해도 제구가 안 좋거나 공의 위력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외국인 마무리 투수의 대성공 사례가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마무리 투수는 고독한 직업이다. 10번을 잘 막아도 한 경기 부진하면 비난을 받는 자리다. 정 둘 곳이 많지 않는 외국인 투수에겐 대단히 외로운 일이 될 수 있다. 국내 투수라면 차라리 동료들과 소주라도 한 잔 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지만 외국인 마무리 투수는 그러기도 쉽지 않다. 오롯이 혼자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기 어려운 이유다. 어쩌면 그 외로움이 대박 외국인 마무리 투수 탄생에 걸림돌이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오스가 LG서 마무리까지 꿰찬다면 LG는 일단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리오스가 그 큰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느냐다.
다른 팀이면 몰라도 LG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하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 보다는 팀을 우선시 하는 '팀 퍼스트 문화'가 가장 잘 자리잡은 팀이 LG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잠실 예수'로 불렸던 켈리가 6년 여의 시간 동안 LG에 머물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해 한국시리즈를 앞둔 합숙 훈련에서 나타났다. 당시 오스틴은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시즌 중에도 아이가 나오면 잠시 팀을 떠나 출산을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 사례다.
하지만 오스틴은 달랐다. 팀에 남는 것을 택했다. 그것도 시즌 중이 아닌 한국시리즈 대비 합숙 훈련 중에 말이다. 오스틴은 자신의 선택이 팀에 해가 돼선 안된다는 판단을 했고 결국 팀에 남아 동료들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준비 했다.
오스틴의 이런 팀 퍼스트 정신은 켈리를 시작으로 만들어진 문화였다.
오스틴은 올 시즌 재계약 때도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보장 금액에선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총액 170만 달러 동결에 합의한 바 있다.
오스틴은 계약 후 "내년에 다시 팀에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 LG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집과 같은 곳이다. 구단, 코칭스태프, 팬들께 감사드리며, 2026시즌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좋은 동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LG 외국인 선수들의 팀 퍼스트 정신은 리오스가 팀에 적응 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고독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고충을 함께 나누며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리오스는 불펜으로 뛰던 마무리로 뛰던 심리적으로 대단한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LG라면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LG가 만들어 놓은 LG만의 문화는 보이는 것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 LG가 가진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다. 리오스가 그 문화에 잘 스며들 수만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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