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재현의 성장통 “저, 1번 타자로 잘하고 있죠?”

광주일보 2026. 6. 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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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 타율에도 출루율·초구 공략 사이에서 고민 중
이범호 감독 “성장 과정, 더 큰 선수 될 자질 충분”
KIA 이범호 감독(왼쪽)과 박재현이 4일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이 끝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박재현이 따뜻한 관심과 애정 속에 매일 성장하고 있다.

4일 챔피언스필드 덕아웃에는 ‘이범호의 야구 상담실’이 열렸다. 상담에 참여한 선수는 외야수 박재현이었다.

박재현은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이범호 감독에게 고민을 토로했다. 박재현의 고민은 ‘제가 1번 타자로서 잘하고 있나요?’였다.

“어느 팀 1번 타자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 나이에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어디있냐”고 반문한 이범호 감독은 자신의 2년 차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5툴 선수’라고 박재현을 독려했다.

인천고 박재현을 스카우트했던 김성호 운영팀장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으니 6툴 선수”라며 박재현의 기를 살려줬다.

박재현은 올 시즌 반전의 타격으로 KIA의 새로운 1번 타자로 자리하고 있다. 빠른 발로 우선 주목받았던 박재현은 파워까지 더해 4일 경기 전까지 8개의 홈런도 날렸다.

모두 1번 자리에서 만든 홈런이다. 상대를 위협하는 리드오프로 역할은 하고 있지만 박재현은 고민이 있다.

타율에 비해 낮은 출루율이 우선 고민이다. 57개의 안타를 때린 박재현의 타율은 0.306이다. 13차례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출루율은 0.352를 기록하고 있다.

박재현은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높지 않다. 공을 잘 고르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감독님께서도 배드볼 히터라고 하신다. 배드볼 히터로 하려면 어떻게든 공을 맞힐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살아나가고 싶은 톱타자의 바람을 이야기했다.

또 하나 고민은 초구 공략이다.

공격을 여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끈질긴 승부로 살아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초구를 포기할 수 없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박재현은 “초구를 쳐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볼 기록을 보면 나한테 상대 투수가 볼을 잘 안 던진다.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승부를 하려고 하면 보일 때 빨리빨리 쳐야 할 것 같다”고 초구와 승부 사이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박재현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홈런을 칠 수 있는 리드오프와 일단 나가서 뛰고 보는 까다로운 선수로서의 재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기대감은 다르다. 시원하게 홈런을 날려서 흐름을 바꿔주는 역할을 생각하는 이도 있고, 스피드로 위협감을 더하기를 바라는 이도 있다.

고영민 주루 코치 입장에서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박재현의 스피드가 아쉽다.

고영민 코치는 “뛰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아직 반도 안 보여줬다. 더 큰 선수가 되려면 안타치고, 도루하고 상대가 신경쓰게 하는 그런 선수가 돼야 한다”면서 박재현에게 과감한 주루를 주문했다.

성장을 위한 고민 속 박재현에게는 스승들이 많다.

현역 시절 ‘만루 사나이’로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날렸던 이범호 감독과 세밀한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며 경기 흐름을 바꿨던 고영민 주루 코치 등이 귀를 열고 박재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프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알려주는 특별한 선배인 ‘주장’ 나성범도 있다. 박재현은 감사의 의미를 담아 나성범의 홈런이 나올 때면 선배를 향한 ‘따발총’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홈런 쳤을 때 성범 선배님의 (총쏘는) 세리머니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따발총이 나왔다”면서 웃은 박재현은 “(2일 동점포가)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나왔다. 너무 잘 받아치셨다.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성범 선배님은 아빠 같은 분이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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