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에 물렸는데 어떡하죠”…삼성전기 21%·LG이노텍 35% 급락

맹성규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gmaeng@mk.co.kr) 2026. 6. 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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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랠리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기판·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반도체 부품주로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단기 급등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고점 부근에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주식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 최고점인 219만2000원을 찍고 전날 종가 기준 171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고점 대비 약 21.7% 하락한 수치다.

LG이노텍도 지난 1일 최고점인 181만4000원을 찍고 전날 종가 기준 117만3000원까지 밀렸다. 이는 약 35.3% 급락한 수치다.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시총이 100조원을 넘어서며 전날 기준 현대차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6위를 기록 중이다. LG이노텍도 같은 날 45위였던 시총 순위가 전날 34위까지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가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뿐 아니라 AI 서버,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에도 들어간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이유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미세 회로를 촘촘하게 연결해야 할 만큼 복잡해진 AI 칩을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한 메인보드와 안정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특히 엔비디아 GPU와 같은 고성능 AI 칩에는 고다층·고집적 기판 기술이 필수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증권가에선 이번 급락을 단기 과열 이후 나타난 차익 실현 숨고르기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랠리 속 관련 부품주가 한꺼번에 오른 데다 엔비디아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먼저 달렸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의 주가를 견인해온 제품들의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며 주가를 2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주가는 6월 들어 이틀간 누적 17.3% 급락하면서 단기 조정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MLCC와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 기판, 실리콘 커패시터(Si-CAP)라는 세 가지 핵심 성장축의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AI(인공지능) 서버용 고용량 MLCC는 하반기부터 심각한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들의 장기공급계약(LTA) 기반 선점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향후 MLCC 가격 인상 사이클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 주가를 220만원, LG이노텍 목표 주가를 160만원으로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목표 주가를 각각 200만원, 15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Cu-Post)’ 같은 신기술을 개발하며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5.6㎜ 두께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가 메모리 반도체 계약 구조와 유사한 대규모 선수금 지급, 위약금 조항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장기공급계약, 설비투자 지원을 LG이노텍 기판 사업에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이익 변동성을 축소하고 실적 가시성을 확대해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북미 고객사의 증산과 기판 업황 호조의 수혜가 기대되며, IT 중대형주 중 멀티플(배수)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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