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합의 끝나자 1만 8천 명 떠났다… 삼성 첫 과반노조 두 달 만에 붕괴

제주방송 김지훈 2026. 6. 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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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7만 6,000명대서 5만 8,000명대로 급감
DS는 억대·수억원 성과급, DX는 600만 원 자사주
보상 격차에 집단 이탈 움직임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가운데)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결국 과반 기준선을 밑돌았습니다.

노사 임금협상이 타결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입니다.
5일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 수는 5만 8,45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4월 말 7만 6,000명을 넘어서며 삼성전자 최초의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지만, 약 40일 만에 1만 8,000명가량이 이탈했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 8,881명입니다. 
과반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약 6만 4,400명 이상의 조합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이 기준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초기업노조는 확보했던 과반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 과반노조 만들었던 임금협상, 과반노조 무너뜨린 임금협상

초기업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조합원이 급증하며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노조에 올랐습니다.

노사 협상이 진행되던 시기 7만 5,000명 이상이 노조에 가입하면서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결과가 나온 뒤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0일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임금·성과급 관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핵심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수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받게 됐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도 억대 수준 특별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상생협력 명목의 600만원 상당 자사주 지급이 결정됐습니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일부 비메모리 사업부까지 특별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DX부문 내부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같은 회사, 다른 성과급

조합원 감소의 배경으로는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꼽힙니다.

같은 삼성전자 소속이지만 사업부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이 확산됐습니다.

실제 최근 늘어난 탈퇴 인원 상당수는 DX부문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확대 기대감으로 노조 가입이 늘었지만, 협상이 마무리된 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인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반노조 확대 과정에는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며 “협상이 끝난 뒤 노조에 남아 있을 유인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단독교섭권도 흔들… 삼성 노조 지형 재편

과반노조 지위 상실은 조합원 수 감소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과반노조는 복수노조 체제에서도 근로자 대표로서 회사와 단독 교섭할 수 있지만, 과반이 무너지면 다른 노조들과 공동교섭 체계를 구성해야 합니다.

반면 다른 노조들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은 최근 조합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역시 2만 명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DX부문을 기반으로 한 두 노조의 조합원 수를 합치면 4만 명을 웃도는 규모입니다.

초기업노조는 DS와 DX부문 교섭 체계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오는 17일 최승호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며 조직 수습에 나설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최초 과반노조로 출범한 초기업노조는 과반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 단독교섭 지위 유지 여부를 다시 판단받게 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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