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민주당 압승 못한 이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때문"

윤유경 기자 2026. 6. 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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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시도지사 12곳 이겼지만 '절반의 승리' 그친 민주당
대권 주자 입지 굳힌 '5선 서울시장' 오세훈… "중도층 소구력 입증"
"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 이재명 정부·민주당 향해 쓴소리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시도지사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외형상 승리를 거뒀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국회 의석 감소로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주요 신문들은 이번 선거 민심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승리를 안기면서도 여권의 독주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협치와 민생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불리한 구도를 뚫고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인 후보를 꺾은 오세훈·한동훈 당선인에 대해선 보수 진영 재건의 주축으로 주목했다.

시도지사 12곳 이겼지만 '절반의 승리' 그친 민주당

이번 선거는 외관상 민주당이 시도지사 16곳 중 12곳에서 이기며 4년 전 국민의힘에 패한 설욕을 되갚은 것처럼 보이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강원, 충남, 울산 등 여당 압승이 예상되던 곳에서도 접전을 벌였다. 전국 14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당초 대구 달성을 제외한 13곳이 민주당 의석이었으나 9곳 승리에 그치면서 국회 의석수는 오히려 4석이 줄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 달성을 지키고 민주당에서 3곳을 빼앗아 오며 의석을 늘렸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119 대 95로 가까스로 이기면서 4년 전 패배(63 대 145)를 온전히 설욕하지는 못했다.

▲ 5일 경향신문 1면.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이어지는 한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민심은 달랐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서울 민심의 반전… 여권에 뼈아픈 '견제구'>에서 “선거에 나타난 민심은 큰 틀에서 정부의 국정기조에 지지를 보내되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정부·여당이 국정기조, 당·청관계, 협치, 소통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이 각종 입법과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속도전은 시민들에게 효능감을 주기도 했지만 숙의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며 “코스피 지수는 올라가지만 실물경제는 체감적으로 나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 만큼 앞으로 양극화와 격차 해소 등 숙제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뒤이어 “청년세대 보수화도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이들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접근도 국정 우선순위에 놓아야 할 것”이라며 “여당 강경파가 주도한 각종 입법이 때론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집권세력의 오만으로 비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정청래 지도부의 일방적 면모도 논란거리였다”고 짚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與의 독주, 野의 무능…모두 심판한 민심>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심이 절묘하게 작동했다'며 '독주하는 여당과 무능한 야당을 동시에 심판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며 “부동산 규제, 스타벅스 불매 운동,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 등 당청이 추진했던 정책과 이슈에 대한 거부감이 표로 나타났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1면 기사 <여권엔 절제 야권엔 혁신, 민심의 명령>에서 “여권은 마치 야당이 없는 것과 같은 거침없는 단독 질주를 했다. 지지층 결집을 통한 선거 전략을 편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공소취소 특검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다 논란이 선거판을 흔들고 나서야 멈춰섰다”며 “부동산 정책 일방통행에 대한 공포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직접적 트리거가 됐다”고 분석했다. 뒤이어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을 겪고도 '윤 어게인'이라는 황당한 구호와 확실하게 선을 긋지 못한 국민의힘의 '장동혁 체제'도 민심의 경고를 받았다”며 “범보수 진영 격전지 승리의 주인공들이 국민의힘 주류와 대립각을 세워 온 혁신 그룹에 속한 까닭”이라고 짚었다.

▲ 5일 한겨레 1면.

한겨레도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절반의 승리'로 평가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 <국힘 꾸짖은 민심, 여당 독주도 견제했다>에서 민주당 승리의 원인으로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야당 심판론을 꼽으면서도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하지 못한 것은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민주당 압승이라는 선거 초반 판도를 흔들기 시작한 것은 이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법안 제출이었다”며 “이 대통령은 민생 행보를 명분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등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과유불급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오만해 보이는 말과 행동으로 보수층의 거부감을 키웠다”며 “공천 과정도 원활하지 못해 당원과 지지층 일부의 분노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대표가 처음으로 이끈 선거가 절반의 승리에 그치면서 대표직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내에선 정청래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8월~9월 중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와 맞물리면서 당권을 둘러싼 친명 세력과 친정청래 세력 간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겨레는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의 당권 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권력을 둘러싼 집권 세력의 내부 갈등은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권 주자 입지 굳힌 '5선 서울시장' 오세훈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당선인에 대해선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인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꺾으면서 보수진영 내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향신문은 기사 <개표 13시간 만에 대역전극…보수 차기 대권주자 입지 굳혀>에서 오 당선인에 대한 '유력 대선 주자' 평가에 대해 “내란 심판 등 불리한 구도에서 득표력을 입증한 데다 강성 노선인 당 지도부를 향해 개혁을 요구하며 이룬 승리인 만큼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도 입증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당선인의 승리 요인에 대해 동아일보는 “출마 선언 전부터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점에 각을 세우며 일찌감치 차별화에 나섰다”며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자 서울 시민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해 강남 3구와 한강벨트에서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 5일 중앙일보 3면.

중앙일보는 결정적 요인으로 '부동산 민심'을 꼽았다. 중앙일보는 기사 <한강벨트의 변심…오세훈 살린 건 부동산이었다>에서 “암울한 여건에서 치른 선거를 오 시장이 뒤집은 결정적 원동력은 '부동산 민심'이란 게 중론”이라고 짚었다. 조선일보의 경우 “전문가들은 오 당선인이 여권의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스타벅스 불매 운동 속에 20·30대 유권자에서 강세를 보였고, 부동산 규제와 세금 인상에 민감한 한강벨트에서 지지를 얻은 것을 이유로 꼽았다”고 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됐던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 진영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는 한 당선인이 내세운 보수 재건에 보수·중도층 유권자들이 호응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출마 공식화 이후 일찍이 북구에서 거리 인사에 나서며 시민들을 만난 것도 당선 요인으로 꼽힌다”며 “일각에서는 강성 노선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반감이 한 당선인으로 향한 표심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 당선인은 지방선거 후 보수진영 재편이 이뤄진다면 핵심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소속 후보로 보수 재건을 내걸고 당선되며 정치적 경쟁력을 어느 정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5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오세훈·한동훈 당선인을 보수 진영 대권 주자로 함께 거론했다. 조선일보는 기사 <서울·부산서 '명픽' 꺾은 오세훈·한동훈, 보수 재건의 투톱으로>에서 “오세훈·한동훈 당선인은 이재명 정권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불리한 정치 구도를 '개인기'로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민주당 '명픽' 후보들을 나란히 제압하면서 계엄 정국 이후 수세에 몰린 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로 주목을 받게 됐다”고 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패한 이유로는 약한 인물 경쟁력과 소극적 태도 등이 꼽힌다. 한겨레는 기사 <일 잘한다고 내세운 정원오…“인물 약했고, 전략도 안일했다”>에서 “당 안팎에서 첫손에 꼽히는 패인은 상대적으로 약했던 인물 경쟁력”이라며 “선거 중반을 지나며 당내에선 '우리 후보가 잘 뜨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선거 기간을 통틀어 후보가 확 눈에 들어오지 않는 소극적 캠페인이 이어진 것도 한 몫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서울 전체 유권자 가운데 21.7%가 강남 4구 유권자란 점에서 오 후보의 적극적인 부동산 공세가 효과를 냈단 해석도 있다”며 “공소취소 권한이 포함된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에 대한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보수 진영 결집의 불씨가 되면서 정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고 했다.

▲ 5일 한겨레 3면.

동아일보도 정 후보에 대해 “서울이라는 국제도시를 이끌 체급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에도 공개 토론을 최소화하고, 폭행 전과와 칸쿤 외유 의혹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게 전략적 실패였다”고 했다.

“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 이재명 정부·민주당 향해 쓴소리

주요 신문들은 사설에서 이번 선거 민심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경고로 읽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서울 선거' 민심, 집권 2년 차 정부·여당에 쓴 약 돼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024년 총선 당시 '의대 증원'을 떠올릴 만큼 파장이 컸던 '공소취소' 논란이나 특별한 성과 없이 반복된 특검 추진 등이 유권자 눈엔 오만하게 비쳤을 수 있다. 국회 과반 의석을 앞세운 입법 독주도 민생 위주 협치를 기대한 민심과는 거리가 있었을 것”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보인 민주당의 오만과 전략 실패도 지적돼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결과를 이재명 정부의 실패가 아닌 민주당의 실패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설득과 협치를 소홀히 한 채 개혁 드라이브에 몰두하며 균형을 잃은 건 아닌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 5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사설 <서울시장 패배한 민주, 겸허히 성찰하고 민심 따라야>에서 “민주당은 이런 결과를 낳은 원인에 대해 겸허하게 성찰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무능·퇴행에 따른 반사이익에 편승해, 자신도 모르게 오만과 나태함에 빠지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6·3 민심은 집권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의 민생·실용 노선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시키면서도, 여권 전반이 독단적 태도와 민심불감증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볍지 않은 경고음을 울렸다”며 “국민이 지금 민주당에 요구하는 건 집권 여당으로서의 정책적 유능함, 주어진 권한도 최대한 신중하게 행사하는 제도적 절제”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도 선거의 민심이 집권 2년을 맞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국정 지원과 함께 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라는 두 가지 신호를 함께 보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의 편 가르기식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안과 반발이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한 원인이 됐다”며 “선거 직전까지 민주당은 각종 위헌적 법안들을 양산했고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이런 거칠고 일방적인 폭주를 국민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공소 취소 같은 정치 분열을 멈추고 실용적이고 겸허하게 민생 정책에 집중해달라는 것이 선거 민심”이라고 했다.

▲ 5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이번 패배에는 이 대통령과 여당이 보여온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민심의 경고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서울 민심의 이탈 원인으로는 우선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밀어붙이기식 행태가 꼽힌다”며 “당장 후반기 국회 원 구성부터 야당과의 협치를 지향하고,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는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 선거에 쏠렸던 정치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으로 되돌려놓을 차례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수출과 증시 호황으로 걷힌 초과 세수를 취약계층의 주거와 생활 안정, 미래 일자리를 위한 종잣돈으로 써야 민생 회복의 효과가 크다”며 “선거에 밀려 속도를 내지 못했던 민생 입법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와 성과의 배분, 고용 안전성과 유연성의 균형,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 등의 현안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2년 차 이후 정부의 성패는 서민의 지갑을 얼마나 두툼하게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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