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아는 만큼 더 잘 보입니다" [느린 등산 숲해설 산행]

신준범 2026. 6. 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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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꽃잔디 언덕에 선 '느린 등산 숲해설 산행' 참가자들. 
편백나무숲 부근 데크에서 식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참가자들.

본지 창간 57주년을 맞아, '느린 등산 숲해설 산행'을 진행했다. 월간山 SNS를 통해 사전 공지 후, 신청한 참가자 8명과 서울 둘레길 16코스 중 일부인 증산역~서오릉고개 구간을 걸었다. '나는 산입니다' 프로그램은 빠르게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남기는 기존의 속도 중심 산행에서 벗어나, 산의 숨결을 오감으로 느끼며 내면의 평온을 되찾는 '느린 등산'의 가치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숲해설가인 기자의 안내에 따라 참가자들은 걸음을 늦추고,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낮은 능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눈을 감고 감각을 열어, 산의 햇살, 바람, 향기를 느끼는 체험을 했다.
숲해설을 경청하고 메모하는 참가자들.
자신이 만든 생태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익살스럽게 감각을 열어 산을 느끼는 동작을 취하는 유미선씨.
걷고, 느끼고, 쓰고, 이야기 나누며 다양한 방식으로 숲해설이 진행되었다.

<느린 등산> 숲해설 프로그램 참가자 인터뷰

"내가 산이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 원주영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인천에서 요가를 가르치고 있어요.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나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산에 가요. 주로 서울 근교 산을 다니고, 가끔 지방 원정 산행도 해요. 최근에는 지리산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한여름에 땀 흘리며 산을 오르고 내려와서, 계곡물에 발 담글 때요. 정말 신선놀음 같아요.

삶의 모토는?

"모든 정답은 내 안에 있다!" 정답이 존재하는 것과 그것을 찾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답을 찾으려 합니다.

<느린 등산> 숲해설 프로그램 참여 소감은?

산이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눈을 감고 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느끼고, 꽃과 나무 향을 맡고,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걷는데 마치 내가 산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느려도 오래 걷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이혜련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아이들과 자연 속 시간을 기록하는 아웃도어 패밀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산과 백패킹, 트레킹을 하며 사진, 글, 영상으로 기록하고 SNS를 통해 나누고 있어요.

프로그램 참가 계기는?

오랫동안 월간<산>을 구독했는데, '느린등산'이라는 이름이 지금 제 삶과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예전엔 정상과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아이들과 천천히 걷고 자주 멈추며 작은 풍경을 오래 바라보게 됐거든요. 그 시간이 좋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산이 좋은 이유는?

산에서는 마음이 솔직해져요. 힘들면 힘든 대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벅찬 감정 그대로 느껴져요. 생각이 많은 편인데 산에 가면 그런 마음들이 정리가 되요. 정상보다 과정 속 작은 성취감과 회복감 때문에 계속 산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자연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우리 아이가 처음에는 캐리어 안에서 풍경만 보다가, 언제부턴가 스스로 돌멩이를 줍고 나무를 만지며 걸었던 때가 기억나요. 새벽 일출 산행의 차가운 공기와 고요한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삶의 모토는?

"조금 느려도 오래 걷는 사람이고 싶다." 자기 속도로 꾸준히 가는 사람이 더 단단하다는 걸 느낍니다. 산에서도 삶에서도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래 좋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나뭇잎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 이노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해왔나요?

대학산악부 동아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형들이 잘 챙겨줘서 여러 산을 다녔고, 특히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수기에 가서 비도 많이 맞고 35kg 배낭을 메느라 힘들었지만 그만큼 강렬했습니다. 올해 8월에는 일본 후지산에도 갈 예정입니다.

산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탁 트인 하늘 아래 앉아 김밥 먹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삶의 모토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

프로그램 참여 후 느낀 점은?

그동안 정상을 향해 빠르게 앞만 보고 산을 올랐는데, 오늘은 천천히 걸으면서 나뭇잎마다 색이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요즘 고민이 많았는데,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걷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 김익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행사 기획 위주의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나요?

봄과 가을에는 러닝과 마라톤을 즐기고, 여름과 겨울에는 등산과 스노보드를 좋아합니다.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산을 걸으며 늘 좋은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에요.

삶의 모토는?

"되면 한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 소감은?

등산 인증 문화가 강해진 것 같아요. 빨리 올라가 인증 사진만 남기려는 분위기에서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산행에서는 산을 '걷는다'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중간중간 들려준 설명도 좋았고, 산을 천천히 느끼며 오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이 좋아하는데, 최근 오이 기사 기억에 남아요" | 이은수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해왔나요?

체력을 기르기 위해 러닝을 시작했고, 재미를 느껴 러닝크루에도 들어갔습니다. 크루원들과 함께 산도 타고, 트레일러닝과 백패킹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등산과 트레일러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좋아요.

자연 속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연 안에 있는 모든 순간이 행복합니다.

기억에 남는 월간<산> 기사가 있다면?

오이를 좋아하는데, 최근 '초코바는 혼자 먹지만 오이는 나눠 먹는다' 기사가 기억에 남아요.

삶의 모토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자!"

이번 프로그램 참여 소감은?

숲해설이 흥미롭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산을 오르니 재미있었어요. 전체적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오늘 마음의 진짜 쉼을 찾았어요" | 유미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학원 강사로 일했고, 지금은 잠시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느린 등산> 숲해설 프로그램 참가 계기는?

이전에 월간<산>과 함께한 '불암산 퇴근산행'이 너무 좋아서 다시 참여하게 됐어요. 특히 '느린등산'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요즘 너무 빠르고 결과 중심적인 삶 속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었거든요.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하고 있나요?

백패킹과 등산, 트레일러닝을 즐깁니다. 최근에도 트레일러닝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고, 백패킹은 인천 섬 위주로 다니고 있어요.

등산과 백패킹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거운 짐을 메고 가서 '오늘은 여기가 내 집'이라고 정한 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쉬는 시간이 좋아요. 백패킹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별빛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자연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바다의 윤슬, 산 풍경, 백패킹 때 마시는 차, 일몰과 일출 같은 고요한 순간들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삶의 모토는?

"늘 재밌게 살자." 즐기면서 살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프로그램 참여 후 느낀 점은?

처음엔 단순히 천천히 걷는 산행이라 생각했는데 훨씬 깊은 프로그램이었어요. 식물 설명으로 조를 나누는 방식도 신선했고, 특히 즉흥 소설 쓰기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음의 진짜 쉼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빠르게 살아오던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 김진영

<느린 등산> 프로그램 참가 계기는?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일이 많아서 무척 바쁘게 지냈어요. 쉬고 있는 지금 '천천히 걷기'라는 산행 취지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새로운 경험을 찾다가 참여하게 됐어요.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해왔나요?

어릴 때부터 배낭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스무 살 때 히말라야를 다녀온 뒤로 해외여행도 산 위주로 다녔습니다. 철인3종을 오래 했는데, 이제는 기록보다 산과 아웃도어 활동 속에서 비워짐과 동시에 채워지는 느낌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느낌이 좋아요. 일종의 디지털 디톡스 같습니다.

자연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산에서 만난 아주머니, 아저씨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때 행복을 느낍니다.

삶의 모토는?

"모든 생명은 똑같은 가치가 있다."

프로그램 참여 후 느낀 점은?

산을 이렇게 천천히 걸어본 건 처음이었어요. 중간중간 눈을 감고 소리를 듣고 자연을 느끼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빠르게 살아오던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인증이나 사진 없이도 충분히 소중한 순간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나" | 전지영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마케터와 에디터로 일하다가, 지금은 업의 전환을 위해 조향(향기 개발)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웰니스와 향을 결합한 일을 꿈꾸고 있어요.

프로그램 참가 계기는?

그동안 너무 빠르게 살아왔는데, 천천히 자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좋아 신청했습니다. 친구가 김밥을 싸준다고 한 것도 결정적인 이유였고요.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나요?

러닝, 클라이밍, 요가를 좋아하고 최근에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어요. 마음이 힘들 때는 오히려 몸을 극한까지 쓰며 정면돌파하는 편이에요. 결국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나'라는 답에 도달하게 되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물소리와 숲내음, 새소리 같은 원초적인 자연 속을 걷다 보면 풀리지 않던 문제의 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내 발로 자연을 딛고 나아가는 감각이 좋아요.

삶의 모토는?

"가치 있는 일에 기꺼이 무모해질 수 있는 용기."

참여 후 느낀 점은?

"자연 속에 있는 것이 정답이며, 말하지 않는 것이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땅에 떨어진 자연 소재를 활용해 산행 중 느낀 산의 얼굴을 그렸다.
땅에 떨어진 자연 소재를 활용해 산행 중 느낀 산의 얼굴을 그렸다.
연리목이 되는 체험. 연리목은 가지가 서로 이어져 있어 여러 그루인 동시에 에너지를 나누는 한 그루가 된다.
자연을 느끼고, 숲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도시락을 먹으며, 느린 등산의 묘미를 즐겼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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