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다음은 유튜브… MZ 부모의 랜선 육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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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새벽 두 시, 아이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열이 나는 건지, 배가 고픈 건지, 기저귀가 불편한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 처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상황이다. 이 시간에 전화를 걸 수 있는 소아과는 없다. 대신 스마트폰이 있다. 소아과 전문의의 채널, 오랜 경력의 산후도우미의 채널, 채널 속에서 댓글로 서로 경험을 나누는 다른 부모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켤 수 있는 화면이 첫 번째 육아 코치가 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Z세대가 출산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육아 정보의 유통 경로가 재편되고 있다. 이른바 MYP(Millennial Young Parents)들은 더 이상 육아책이나 선배 엄마들의 조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이 육아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의 59%가 온라인 미디어다. 그 중에서도 유튜브가 대표적인 정보 채널로 자리 잡은 이유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새벽 수유 중에도,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원하는 순간에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MZ는 유튜브로 육아를 배운다
무엇보다 "생후 4개월 밤중 수유 끊기"처럼 상황에 알맞은 키워드로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육아에는 수학 문제처럼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여러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튜브는 이 과정을 비교적 쉽고 빠르게 하도록 돕고, 말투와 표정, 실제 시연 장면이 담긴 영상에는 텍스트로는 전달되지 않는 정보가 담겨 정보의 신뢰감을 높인다.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여러 번 반복해서 시청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육아 초보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또 댓글창은 또 다른 육아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 같은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얻는다.
MYP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여러 채널을 교차 검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본 정보를 커뮤니티에서 확인하고, 실제 소아과 진료 때 의사에게 재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지점에서 유튜브는 정보의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온라인 미디어의 어떤 정보를 믿느냐로 향한다. MYP는 광고성 후기가 넘쳐나는 블로그나, 익명의 글쓴이가 쓴 글 속의 정보보다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의 이름과 직함으로 말하는 전문가를 더 신뢰한다. 즉, 정보 자체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중요한 것. 실제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육아 전문가들은 '소아과 전문의', 'N년 경력의 유치원 선생님' 등의 전문 분야를 내세우며 MYP 사이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MYP가 유튜브에서 찾는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전문성을 갖춘 설명과 공감의 경험, 그리고 필요할 때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연결감이다. 디지털 시대의 육아 콘텐츠는 정보 제공자를 넘어 부모들의 새로운 육아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최민준의 아들TV> '자존감 높은 남자아이들은 '이 말'을 듣고 자랍니다'
최민준 소장은 아들 육아의 바이블로 통한다. 미술교습소 '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의 대표인 그는 남자아이만의 고유한 기질과 뇌 구조적 특성을 명쾌하게 분석해 육아법을 제시한다. 그의 콘텐츠를 보다 보면 엄마의 시선에서 이해할 수 없던 아들의 돌발 행동이 순식간에 이해된다. 그의 채널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는 아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법. 영상에서 최 소장은 아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부모가 주는 사랑의 언어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존재에 대한 사랑보다 성취와 인정에서 오는 자존감의 축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치지 않았냐는 걱정 어린 위로보다 자신이 얼마나 멋지게 잘 해내고 싶었는지에 대한 부모의 깊은 인정과 신뢰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가르치기 보단 아이가 이루고 싶은 욕구를 지지하라고. 등교 전 아이에게 "갈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외치게 하라는 팁은 아이의 자기 효능감을 깨우는 실천법으로 제시됐다.
댓글창엔 공감과 반성의 반응이 가득하다. 많은 이들이 육아 방식을 돌아보며 아들이 원했던 사랑의 언어가 인정이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성인 남성인 남편의 행동도 이해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아이 자폐가 의심된다면, 이 영상부터 보세요!'
현직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이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영유아기 부모들이 육아 중에 겪는 불안감을 덜어주고, 가정에서 관찰해야 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현실적인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장 화제를 모은 영상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다뤘다. 영상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의 공식적인 진단은 아동이 타인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소통 의도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최소 18개월에서 24개월 이후에 가능하다. 또 자폐 여부는 언어 발달의 속도와도 무관하다고 분명히 한다. 특히 눈 마주침은 횟수보다 아이가 부모의 얼굴과 표정을 관심 있게 보며 상호작용하려는 의도가 있는지가 본질이라고. 또 호명 반응 역시 아이가 장난감에 집중해 일시적으로 쳐다보지 않는 것과 자폐 증상을 구분해야 하며, 사람이 부르는 신호 자체를 인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전문의들의 명쾌한 설명에 대한 반응은 막연한 공포심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무작정 불안해하기보다 영상에서 제시한 기준을 바탕으로 아이를 관찰하고,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찾아 조기 개입을 준비하겠다는 실천적인 다짐을 공유하며 공감했다.
<닥터지하고> '모르면 후회하는 자녀양육의 기초 원리 - 밥짓기 요법'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소아정신과 지나영 교수가 표면적인 훈육 스킬보다 육아의 밑바탕을 바로 세우는 데 집중한다. 특히 사교육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불안해하는 한국 부모들을 향해 "이미 사랑과 보호는 차고 넘치게 잘하고 있다"고 위로한다.
지 교수는 자녀 양육의 과정을 가마솥에 밥을 짓는 원리에 비유한다. 자녀 양육은 좋은 쌀(아이의 잠재력)과 적절한 물(부모의 사랑), 단단한 불(올바른 가치관)이 조화를 이루어 밥이 될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지 교수는 "현미쌀이나 보리쌀 등 쌀의 종류가 저마다 다르듯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다"라며 "부모가 과도한 사교육이나 주입식 교육이라는 소금, 후추를 쳐서 억지로 다른 종류의 밥으로 바꾸려 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국영수 지식을 가르치기 전에 정직하게 정도로 걷는 법 등을 가르쳐야 하며, 어떤 역경 속에서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세상은 도전해 볼 만한 곳"이라고 믿는 긍정성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지 교수는 "좋은 쌀에 물을 맞추고 가치관의 불을 지폈다면 밥이 잘될 것이라 믿고 가마솥 뚜껑을 자주 열어보지 말아야 한다"며 "억지로 지식을 주입할수록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협업 능력이라는 아이 고유의 영양소는 파괴된다"고 조언한다. 지 교수는 성적은 최고지만 자살률 1위이자 행복도 최하위인 한국 아이들의 씁쓸한 현실을 짚으며, "이미 사랑은 충분히 잘 주고 있으니 힘을 빼라"고 토닥이는 메시지를 전한다.

<권향화 원장의 다울아이TV> '아기 트림시키는 방법'
영유아의 발달, 수유, 수면 등 실전 육아 정보와 아기 심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초보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채널이다. 해당 영상에서는 아기가 먹은 후 불편해하며 울 때 오해하기 쉬운 장내 가스 유발 증상과 식도 역류 증상을 명확히 구분하고, 올바른 트림 자세와 대처법을 상세히 다루었다.
영상의 핵심 내용에 따르면 신생아는 소화 기관이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영아기 위장 장애나 게워냄은 지극히 흔한 현상이며, 역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이기보다 아기가 불편해할 때마다 수유를 잠깐씩 중단하고 여러 번 나누어 먹이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등을 세게 두드리는 것이 역류를 유발한다는 사실과 왼쪽 등을 쓰다듬는 팁, 3분이라는 트림 제한 시간 등 실제 수유 과정에서 도움되는 대처법이 담겼다. 이 외에 신생아 육아에 필요한 수면, 목욕, 수유양 등에 대한 정보가 있어 초보 부모가 도움받기 좋다.
<조선미tv> '사춘기 자녀와 평화롭게 지내는 방법'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른바 '육아계의 법륜스님'으로 불리는 조선미 아주대학교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운영하는 채널을 찾는다. 자녀 양육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명쾌하고 실천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춘기 청소년의 심리적·신체적 변화를 부모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의 생물학적 특징에 빗대어 설명함으로써 공감을 자아낸다.
영상에 따르면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은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말은 하나도 안 듣는다"고 극단적으로 규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나름대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에너지를 쓰고 있으므로, 집에 와서 쉬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잔소리를 하면 부모 자식 간의 사이만 멀어질 뿐이라고. 사춘기 아이들이 부모의 지시를 거부하며 고집을 부릴 때, 부모가 힘으로 꺾으려 들면 아이는 학원이나 학교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맞서게 되는데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가 결국 지는 싸움이 되므로 정면충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결과적으로 사춘기 부모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지금 눈앞의 무기력하고 반항적인 모습이 평생 가지 않고 어른이 되기 위해 재조정되는 과정일 뿐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는 것이며, 요구 사항은 딱 한 번만 말한 뒤 미련 없이 돌아서서 아이에게 맡겨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번만 말하고 휙 돌아서라"는 솔루션과 "이 모습이 평생 가지 않는다"고 위로하는 조 교수의 말에 댓글에는 불안을 내려놓고 자녀가 스스로 서기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도 닦는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이 줄을 이었다.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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