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에 첫 경고등…브로드컴 쇼크에 반도체주 급락

남영재 기자 2026. 6. 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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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13% 폭락…AI 기대치 못 채우자 차익실현 쏟아져
마이크론 8% 급락·낸드주 동반 약세…반도체 랠리 숨고르기
금융·헬스케어로 자금 이동…다우는 사상 최고치 경신
[사진제공=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반도체 랠리에 처음으로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AI 관련주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뉴욕증시는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4.86포인트(1.73%) 오른 5만1561.93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1% 상승하는 데 그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9%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 브로드컴이 흔들자 AI 투자심리 급랭

시장의 충격은 브로드컴에서 시작됐다.

브로드컴은 전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연간 AI 반도체 매출 전망 상향도 제시하지 못했다.

AI 인프라 투자 붐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던 만큼 실망감은 컸다.

브로드컴 주가는 하루 만에 12.6% 급락했고 시가총액도 대폭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실적 부진보다 "AI 수요가 여전히 강하지만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 AI 관련 종목들은 수백 퍼센트 상승하며 사실상 미국 증시를 이끌어왔다.

이번 하락은 AI 산업의 성장 둔화라기보다 과열된 기대에 대한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마이크론 8% 급락…메모리주도 차익실현

브로드컴 충격은 곧바로 메모리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 속에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온 마이크론은 이날 7.7% 급락했다.

샌디스크는 3.9%, 웨스턴디지털은 3.1% 하락하며 낸드플래시 관련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특히 마이크론은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엔비디아 다음 AI 수혜주로 주목받아 왔다.

시장에서는 AI 서버용 HBM과 낸드 수요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AI 투자 사이클 종료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진제공=픽사베이]

◆ 금융·헬스케어가 바통 터치…다우 최고치 경신

흥미로운 점은 반도체가 흔들렸음에도 뉴욕증시 전체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AI와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금융과 헬스케어 업종으로 이동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5.2%, 일라이릴리는 4.3%, 머크는 4.9% 상승하며 제약·바이오 업종 강세를 이끌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도 3~5%대 상승세를 보이며 금융주 랠리에 합류했다.

블랙스톤과 KKR,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 사모대출 운용사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는 시장이 AI 일변도에서 벗어나 실적이 뒷받침되는 다른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 상승의 다음 단계는 AI 독주가 아니라 업종 순환매"라고 진단한 배경과도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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