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완치 시대 오나…GSK 선두에 국내 바이오 추격
올릭스·에이엠사이언스·아리바이오랩 개발 경쟁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만성 B형간염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를 위해 평생 약을 복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투약을 중단한 뒤에도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기능적 완치'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에서 GSK가 선두에 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B형간염 환자는 40만991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입원 환자는 1만8059명이었으며 외래 진료 건수는 158만6230건에 달했다.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5가지 유형의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특히 B형과 C형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B형간염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간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다. 한국인 약 3~4%가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일 정도로 국내 유병률이 높다. 간암을 유발하는 요인 중 약 70%가 B형간염바이러스 감염이다. 만성 B형간염은 평생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고 장기 치료 과정에서 신장 기능과 같은 부작용이 따른다.
▲ GSK '기능적 완치' 유전자 치료제 3상 청신호
최근 만성 B형간염 치료 패러다임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를 위해 평생 약을 복용하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약물 투여 중단 후에도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기능적 완치를 목표로 한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다.
가장 앞서고 있는 제약사는 글로벌 빅파마 중 하나인 GSK로 현재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피로비르센'을 개발 중이다. 이 물질은 작은 유전자 조각을 활용해 B형간염 바이러스 유전물질에 결합함으로써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GSK는 최근 베피로비르센이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기존 약물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상 결과 베피로비르센을 6개월간 투여한 환자군은 전체 대상자에서 19%의 기능적 완치율을 기록하며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GSK 관계자는 베피로비르센과 관련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혁신치료제와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고 우선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올릭스·에이엠사이언스, 만성 B형간염 신약 개발 도전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도 만성 B형 간염의 '기능적 완치' 목표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릭스는 유전물질을 조절해 질병 원인을 차단하는 RNA 간섭(RNAi) 기술 기반인 'OLX703A'를 개발 중이다. 2021년 복지부로부터 1년 4개월간 지원금 6억 6000만원에 회사 자금을 보태 총 사업비 8억5000만원을 투입했으며 현재 전임상 단계다.
공개된 전임상 연구를 살펴보면 간세포를 정밀 표적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그 결과 B형 간염 바이러스 DNA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한 번 투여로 4주 이상 효과가 유지되어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물질이다. 다만 최근에는 개발 우선순위가 조정된 상태다.
올릭스 관계자는 "OLX703A는 당사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조정에 따라 현재 다른 파이프라인에 역량을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에이엠사이언스는 HBV의 근원물질로 알려진 유전정보 '공유결합폐환형 DNA(covalently closed circular DNA)'를 제거해 만성 B형 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도입한 캡시드 형성 억제제 기전의 AMS-I-1274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 아리바이오랩, 단독 효과 아쉽지만 병용요법 추진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아리바이오랩(구 차백신연구소)이다. 3세대 항원과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활용한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 'CVI-HBV-002'를 개발 중이다. 현재 'CVI-HBV-002'는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임상은 기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테노포비르)를 복용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백신의 추가 투여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임상 2b상은 총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 48주간 진행했다. 백신 투여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투여 전 대비 항원 수치 감소가 관찰됐다. 다만 두 집단 사이 유효성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회사는 단독요법의 한계를 확인한 만큼 향후 병용요법을 통해 기능적 완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랩 대표이사는 "B형간염 백신 및 차세대 면역증강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백신 경쟁력 강화와 백신 주권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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