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진국 비만치료제 약가인하ㆍ보험적용…“가격 저렴해 진다”

김호윤 2026. 6.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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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앞다퉈 GLP-1 치료제 약가 낮추고 건보 적용 확대
미국·영국·일본 잇따라 급여화 추진하는데…한국은 ‘비급여’ 장벽 여전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글로벌 제약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둘러싸고,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이 잇따라 약가를 대폭 인하하고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비만을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국가가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으로 공식 인정하는 흐름이 글로벌 보건 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을 총괄하는 건강보험국(CMS)은 내달 7월 1일부터 메디케어 파트 D(외래환자 처방약) 수혜자를 대상으로 특정 GLP-1 의약품을 월 50달러(약 6만8000원)에 제공하는 ‘메디케어 GLP-1 브릿지’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미국 정부는 시범 사업이 종료되는 2027년 말 이후, 2028년부터는 이를 정식 메디케어 제도인 ‘BALANCE 모델’ 안으로 편입할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비만·당뇨병 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중증 비만 환자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하는 행정 고시 2건을 관보에 게재했다.

보험 적용률은 65%다. 급여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4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 또는 BMI 35㎏/㎡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수면무호흡증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 있는 중증 비만 환자 중, 6개월간 1차 영양 치료를 받았음에도 체중 감량이 5% 미만에 그친 경우로 제한된다. 보건 당국의 수혜 인구 추산은 100만~210만명이다.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 체계 아래 NICE(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승인을 거쳐 단계적 처방을 시작했으며, 약물치료 전 9개월 이상 영양·운동 프로그램 참여를 의무화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먼저 치고나갔다. 2023년 3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일본 당국의 비만치료 목적 판매 허가를 받은 데 이어,2024년 2월 22일부터 국민건강보험(NHI) 급여 대상에 공식 편입됐다. 비만치료제가 일본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오른 것은 약 30년 만의 일이었다.

적용 조건은 엄격하다. BMI 35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에 고혈압·고지혈증·2형 당뇨 가운데 하나 이상을 동반한 환자에 한해 보험이 적용되며, 처방 전 최소 6개월 이상 해당 의료기관에서 식이·운동 치료를 받은 기록도 필수 조건이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대부분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며 위고비 기준 월 40만원 안팎의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급여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올해 1월 정부에 “BMI 35 이상 또는 BMI 30 이상에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단계적 급여화를 추진하고, 이후 소아·청소년 및 의료취약계층으로 확대할 것”을 공식 건의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만치료제와 같은 목적으로 시행하는 비만대사수술(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등)은 이미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비만 치료인데 수술은 보험이 되고 약은 안 된다”는 형평성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급여화가 실현되려면 명확한 적용 기준 마련, 재정 시뮬레이션, 약가 협상이라는 3단계 관문을 모두 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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