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티지 수혜 기업을 찾아라]⑥ LG이노텍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사 잊어라”… AI 반도체 기판 매출 16% ‘껑충’
패키지솔루션 매출 4371억 기록
외형성장률 웃돌며 존재감 과시
2분기 영업익 12배 폭증 전망
차세대 유리기판 개발도 시동

[대한경제=이계풍 기자]주식시장에서 LG이노텍의 재평가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초 27만원 선을 맴돌던 주가는 최근 장중 180만원을 돌파하며 6배가 넘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달성했다.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사’라는 인식이 강했던 LG이노텍은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기판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급부상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바꿔놨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촉발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성능 패키지 기판의 극심한 쇼티지(공급부족) 현상 때문이다.
가파른 실적 성장이 기판 사업의 영토 확장을 증명한다. 반도체 기판 제조를 전담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거둔 3769억원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LG이노텍 전체 매출 증가율(11.1%)을 웃돌며 전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전체 매출 내 비중은 아직 7.9%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AI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핵심 미래 먹거리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 현장의 생산 라인은 이미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기판 생산라인 평균 가동률은 91.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4.9%였던 것과 비교하면 1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사실상 풀가동 체제에 진입한 셈이다.
실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판 사업은 고객 수요 대비 생산능력이 부족해 현재 풀가동 상태”라며 “캐파(CAPA·생산능력)를 기존 대비 2배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증설 결정 자체가 AI 기판 시장의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이미 확보한 주문 물량만으로도 생산라인이 빠듯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버용 반도체 기판 라인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2분기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2분기 매출은 4조8380억원, 영업이익은 1427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FC-BGA 기판 수요 증가로 후발 주자인 LG이노텍에게도 기회가 늘었다”며 “후발주자임에도 반도체 기판에서 확보한 미세회로 구현, 적층, 품질 안정화 기술을 기반으로 FC-BGA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서버 CPU급 등 대면적 기판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어 LG이노텍이 선제 증설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기술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이노텍은 현재 구미 R&D 파일럿 라인에서 유리기판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의 발열과 전력 효율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고성능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FC-BGA에 이어 유리기판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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