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글라스 써보니… 미술관 명화 해설부터 번역까지, ‘일상 속 비서’
손 자유롭고 “보는 순간 질문 가능” 촬영 인지 어려워, 사생활 침해 숙제

갈색 가죽 가방과 흰색 핸드백을 양손에 들고 거울 앞에 서서 질문을 던져봤다. 곧바로 “회사 출근용으로는 갈색 가방이 더 어울립니다”라는 음성이 안경 다리를 통해 흘러나왔다. “흰색 가방은 자칫 튀어 보일 수 있는 반면 갈색 가방은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을 줍니다”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 ‘AI 비서’가 된 안경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메타의 AI 글라스를 직접 써봤다. 벽에 걸린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며 “이 그림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말하자 양쪽 안경다리에 탑재된 스피커에서 작품 해설이 흘러나왔다. 소리를 최대로 키워도 주변에 크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고 오른쪽 안경다리를 쓸어내리는 방식으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충분히 활용할 만했다.
이번에는 외국어가 적힌 표지판 앞에서 “번역해줘”라고 지시하자 “프랑스어로 ‘어서 오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이뤄졌다. 크루아상, 샐러드, 베이컨, 우유 등이 놓인 접시 앞에서 “이 음식 다 먹으면 몇 칼로리야?”라고 묻자 AI가 분석한 식품 정보와 함께 “모두 섭취 시 580∼630칼로리”라고 답했다. 무게는 일반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착용한 지 얼마 안 가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준이었다. 답이 한두 박자 늦거나 빗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시 묻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사용 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손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를 켜고, 앱을 실행한 뒤 질문을 입력하던 과정이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두 손 가득 짐을 든 채 길을 걷다 발견한 가게 정보를 바로 물어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검색이 ‘꺼내서 묻는 일’이었다면, AI 글라스에서는 ‘보는 순간 묻는 일’에 가까웠다.

다만 사생활 침해 우려는 남은 숙제다. 메타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안경 오른쪽 렌즈 위 발광다이오드(LED)가 반짝이도록 했다고 설명하지만, 주변인은 자신이 촬영 대상이 됐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안경은 스마트폰보다 카메라의 존재가 덜 눈에 띄어 LED 불빛만으로는 주변인이 촬영 여부를 알기 어려울 수 있다”며 “촬영 사실 고지, 주변인의 동의와 삭제 요구권 등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부동산에 민감한 서울 30대女 등돌려”…與내부 자성론 솔솔
- 金총리 “투표용지 사태,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나 특검 해야”
- 투표지 충분했는데 덜 나눠준 선관위 “남으면 음모론에 악용”
- 오세훈 3대 승리 요인…부동산 표심, 스벅 역풍, 與의 안일함
- 젠슨 황, PC방서 페이커 만나고 총수들과 ‘홍대앞 삼쏘’
- 손흥민, 은퇴 후 인생 계획 공개…“아들은 축구 안 시킬 것”
- 식용으로 팔린 ‘유튜브 스타견’…절도범 “길 잃은 개인줄”
- 친명계 혁신회의 “선거 승리로 평가하는 건 민심 오독”
- 경찰, 잠실7동 투표소 시위대 뚫고 투표함 확보…개표 진행
- “TK 빼고 장동혁 안 간 곳만 승리” 책임론에, 張 “희망 불씨” 일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