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되던 날 돌아오겠다 약속"… 복당 시사하며 보수 재건 시동

김준형 2026. 6. 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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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국힘 협공 속 3자 대결에서 승리
한동훈, 원내 입성으로 보수재건 당위성 입증
'반이재명' 내세우며 차기 유력 대권주자 부상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당선자가 4일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부산 북갑)에서 당선을 확정 짓고 '보수재건' 전면에 나서며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우뚝 섰다.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한 지 2년 6개월 만이자, 당에서 제명된 지 5개월 만이다. 불법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서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강조한 한 당선자는 이번 승리를 통해 '윤어게인' 노선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했다.


한동훈, 민주당과 국힘 협공 속 3자 대결에서 승리

4일 재보선 개표 결과, 한 당선자는 42.96%를 득표하며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으로 불리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1.7%포인트(p)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전날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KBS·MBC·SBS)에서는 하 후보가 42.6%, 한 당선자가 4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날 오전 2시쯤 역전에 성공했고 불과 1,392표 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화력을 집중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15.76% 득표에 그쳤다.

한 당선자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보수 정당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승리를 안겨주셨다"며 "보수 재건의 방향을 제시한 선거였고, 동시에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으라는 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당선자는 "부당하게 제명되던 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의힘 재입당 의사도 분명히 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세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보수재건 주도권 쥐고 '반이재명' 선봉장으로

한 당선자는 보수 재건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김문수 전 장관 등 보수 진영의 모든 자산을 총동원했지만, 사실상 참패를 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저한 반성과 쇄신이 없다면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의 외면만 받을 것이란 점이 확인된 셈이어서다.

한 당선자가 보수 쇄신을 요구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강조하다 강경 노선을 고집한 당 지도부로부터 제명됐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당선자의 보선 승리 자체가 보수 쇄신의 필요성과 보수 재건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점도 그가 향후 차기 유력대권 주자로 발돋움하기 유리한 대목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 지역인 만큼, 한 당선자가 부산 민심을 모아간다면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가 그려질 수 있다.

다만 한 당선자에게 당면한 과제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전통적 보수층과의 화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보선에서도 드러났듯이, 당과 대립각만 유지할 경우 대권 주자는 물론 복당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비전도 선보여야 한다. 과거처럼 강경한 목소리만 내서는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한 다선 의원은 "탄핵 이후 상처받은 전통적 보수층과 화해하지 못하면, 지금처럼 여야 모두의 협공을 받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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