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필라테스 요금 공개 의무화에도…‘깜깜이’ 여전
계도기간 종료에도 단속 미흡·행정 공백 겹쳐 소비자 불편 지속

요가·필라테스 업계의 이용요금과 환불기준 등의 중요정보 표시가 의무화된 지 반년이 지나고, 계도 기간마저 끝났음에도 광주 지역 업체들의 가격 비공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광주일보가 지역 내 요가·필라테스 업소 50곳의 네이버 플레이스와 홈페이지, SNS 등을 확인한 결과, 전체의 82%에 달하는 41곳이 정규 이용요금을 명확히 게시하지 않고 있었다.
일부 업체는 체험권이나 첫 방문 할인 가격만 공개하거나 ‘가격 문의’, ‘상담 후 안내’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가 실제 이용요금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장도 비슷했다. 이날 지역 내 요가·필라테스 업소 5곳을 방문해 보니, 5곳 모두 시설 내부에 정규 이용요금을 게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광주시 동구 동명동에서 요가업체를 운영하는 A(36)씨는 “솔직히 의무 표시 대상인 줄 몰랐다”며 “지적받은 부분은 확인해보고 앞으로 가격표를 게시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요가·필라테스 등 체육교습업계의 이용요금과 환불기준, 피해보상수단 가입 여부 등 중요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할 것을 의무화했다. 업소 내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도 정확한 가격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하고 위반할 경우 사업자는 1억원 이하, 임원·종업원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해당 고시는 6개월 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 1일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단속이나 점검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 등은 요가·필라테스 업종이 체육시설업이 아닌 자유업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관리나 정기 점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표시제 운영과 점검을 도맡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오는 10월까지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진행키로 했으나, 이 중 광주 지역에서는 요가·필라테스 업소 총 515곳 중 30여곳에 대해서만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인력 한계 등을 고려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한정적으로만 단속을 하게 됐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에게만 불공정한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원성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가격 안 적어놓는 것이 불법으로 바뀐다고 하지 않았냐”, “제도가 시행된 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비공개냐”는 등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면 생각보다 상황이 열악한 사업장이 많고 사업주가 아닌 직원이 근무하는 경우도 많아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우선은 제도 정착을 위해 점검 과정에서 계도와 시정 권고를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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