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설 2세들 맞대결… ‘지단 아들’이 웃었다
‘클라위버르트 아들' 상대로 1대0 승

1990~2000년대 세계 축구계를 호령했던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54)과 네덜란드의 파트릭 클라위버르트(50)의 아들들이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4일(한국 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알제리의 평가전. 지단의 둘째 아들 루카 지단(28)이 알제리 골키퍼로 선발 출전했고, 클라위버르트의 차남 유스틴 클라위버르트(27)는 후반에 교체 출전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단과 클라위버르트 둘 다 공교롭게 아들이 4명이고 모두 축구 선수인데, 현재까지 가장 두각을 드러낸 건 차남인 루카와 유스틴이다.
아버지의 명성에 눌리지 않으려는 ‘2세 간 맞대결’ 승자는 루카였다. 그는 네덜란드의 파상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알제리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FIFA 랭킹 8위 네덜란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알제리(28위)를 상대로 유효슈팅 6개를 기록했지만, 모두 루카의 선방에 막혔다.
‘검은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대표로 선발된 유스틴은 후반전에 교체 출전, 알제리 골문에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중에 몸을 날린 루카의 ‘수퍼 세이브’ 때문에 득점에 실패했다.
루카는 세계적 미드필더로 199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아버지와 달리 험난한 선수 생활을 했다. 스페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한 아버지를 따라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에서 골키퍼로 선수 경력을 시작했다. 프랑스 청소년 대표에 뽑히는 등 가능성을 보였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돼 스페인 2부 리그 팀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루카는 2부 리그에서 뛰며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렸다. 다만 세계적인 골키퍼가 즐비한 프랑스 국가대표팀 선발은 난망했다. 그는 결국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작년 알제리 이민자인 할아버지의 혈통을 따라 알제리 대표팀에 합류했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성인 국가대표팀 경력이 없는 선수는 본인이나 부모, 조부모가 태어난 영토의 국가로 국적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유스틴은 네덜란드 최고 명문 구단 아약스 출신으로 유소년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불리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1㎝ 장신 스트라이커인 아버지와 달리 171㎝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득점력으로 이미 19세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를 거쳐 3년 전 EPL 본머스에 입단해 활약 중이다. 13골을 넣은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21경기 2골로 다소 부진하며 주전 경쟁에서 살짝 밀렸지만, ‘후반 조커’로 월드컵 선수단에 극적으로 선발됐다.
아버지들의 지도자 경력도 판이하게 갈린다. 지네딘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2016~2018년 챔피언스리그 3연패(連覇)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이후 물러나는 디디에 데샹의 후임으로 프랑스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예정이다.
반면 파트릭 클라위버르트는 작년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북중미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자 부임 9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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