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크크’ 모르면 당신은 ‘늙크크’… 최신 유행어 된 코르티스 노래
젊은 감각 뜻해… 반대말은 ‘늙크크’
숏폼 감성 콘셉트가 젊은 층에 적중

“올드 제너레이션, 우릴 불러 쟤네 영크크, 영크크!”
그룹 코르티스의 노래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 속 이 가사가 외계어 같다면, 요즘 말로 ‘늙크크’(늙은 영크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 노래 제목의 줄임말인 이른바 ‘영크크’를 아는지가 젊은 감각을 갖고 있는지 판별하는 신조어로 유행 중이다. 반면 ‘늙크크’와 ‘올크크’는 젊은 층의 코드를 이해 못 하는 이들을 뜻하는 맞신조어로 부상했다.
각종 유튜브 콘텐츠와 TV 및 OTT 예능 방송에서 이 단어들은 ‘신세대 판독기’로 소환되고 있다. 최신 유행어를 대사에 적극 차용 중인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은 최근 50대 여성(배우 이정은)이 신조어를 많이 아는 20대 ‘젠지(Gen Z)’ 세대인 척 나이를 속이려고 ‘영크크’를 외치거나, 젠지 세대 기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앵커를 ‘늙크크’로 지칭하는 장면을 등장시켰다. 개인 채널 구독자 36만명의 개그맨 유튜버 엄지윤은 노년 세대 관광객들과 함께 서울 성수동에서 훠궈나 가챠(뽑기) 상점을 둘러보며 영크크 문화를 배우는 ‘엄크크 투어’ 영상을 공개했다.
‘영크크’는 5명 전원이 실제 젠지 세대인 코르티스 멤버들의 말버릇에서 탄생했다. 4일 코르티스 멤버들은 본지에 “지난 4월 저희가 데뷔 쇼케이스를 치른 후 언론에서 저희를 ‘영 크리에이터 크루’로 지칭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며 “이 말이 재미있어 멤버들이 ‘영크크’로 줄여 부르기 시작했고, 이후 노래를 녹음할 때 자연스레 튀어나오며 가사에도 담겼다”고 했다. 이들은 “‘영크크’의 어딘가 느슨하고, 정제되지 않은 어감이 좋은 효과를 낸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층에선 최근 “이 단어가 웃음을 뜻하는 ㅋㅋ(크크)의 어감을 연상시켜서 좋다”면서 ‘영크크’를 ‘영ㅋㅋ’로 쓰기도 한다.

코르티스의 음악 차트 성적도 순항 중이다. ‘영크크’가 실린 코르티스의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은 지난달 23일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3위에 진입했다. 데뷔 9개월 만의 성과다.
가요계에선 ‘영크크’의 장르적 특성이 유행과 잘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크크와 이 노래가 실린 ‘그린그린’은 괴짜 같은 전자음과 리듬을 앞세워 전 세계 온라인 음악 커뮤니티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힙합 장르 ‘절크’(Jerk)의 문법과 맞닿아 있다. ‘얼간이’라는 뜻으로도 읽히는 음악 장르명처럼 스스로를 우습게 풍자하거나 인터넷 밈(Meme)을 적극 차용한 가사가 특징이다.
김도헌 평론가는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 아이돌이 오히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인디 장르적 재미를 택하면서 반전 매력이 생겼고, 이것이 젊은 층의 공감대와 흥미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혜림 대중음악 평론가는 “코르티스는 정형화된 아이돌 공식을 탈피한 컬트적 음악과 언어로 신인류형 잘파세대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며 “팬들이 일상생활에서 향유하고 놀 수 있는 문화 코드를 구축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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