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딛고 돌아온 '베토벤', 박효신 티켓파워 넘어 작품성 인정받을까 [TEN스타필드]
[텐아시아=박의진 기자]

막강한 배우진과 익숙한 소재, 화려한 무대를 내세웠지만 관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뮤지컬 '베토벤'의 이야기다. 2023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돌아오는 '베토벤'은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 오는 9일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이번에도 박효신을 필두로 한 스타 캐스팅을 내세웠고, 내용과 넘버 역시 관객 피드백을 반영해 손봤다. '베토벤'이 이번에는 티켓 파워를 넘어 작품성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베토벤'은 초연 당시 높은 화제성을 모았다.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가 7년 동안 준비한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 여기에 박효신, 박은태, 조정은, 옥주현 등 티켓 파워가 강한 배우들이 합류했다는 점이 기대를 키웠다.
티켓 판매 성적은 좋았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된 뒤 관객 반응은 크게 갈렸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화려한 무대 장치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야기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남편이 있는 안토니가 베토벤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의 개연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초반에 등장한 넘버를 반복·변주하는 리프라이즈가 과도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결국 제작사는 초연 중 한 달간 작품을 재정비한 뒤 시즌2로 다시 무대에 올리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수정된 시즌2에서는 안토니의 남편 프란츠가 여배우와 밀회를 즐기는 장면을 추가해 안토니와 베토벤의 관계에 설득력을 더하려 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프란츠와 밥티스트의 욕조신 등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리프라이즈도 줄였다.
이번 시즌에는 더 큰 변화가 이뤄졌다. 우선 한국 관객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던 베토벤과 안토니의 불륜 관계는 음악적 영감을 주는 뮤즈 관계로 바뀌었다. 로맨스 비중도 대폭 덜어냈다. 대신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 예술가 베토벤의 고뇌와 열망을 전면에 내세운다.
음악 역시 보강됐다. 베토벤의 '월광', '비창' 등 대표 선율을 활용한 넘버에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신곡을 추가해 듣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초연 당시 지적받았던 서사와 음악 구조를 동시에 손보며 작품의 뼈대를 다시 세운 셈이다.
배우 라인업도 3년 전 못지않게 화려하다. 초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박효신이 다시 돌아오고, 홍광호, 윤공주, 김지우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 특히 박효신은 초연 당시에도 높은 티켓 파워를 입증했던 만큼 이번 시즌 흥행의 핵심 카드로 꼽힌다. 홍광호는 베토벤 역을 위해 반년 이상 피아노 연습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흥행 분위기도 좋다. 티켓 1차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됐고,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6월 1일 공연 예매 순위에서 '베토벤'은 장르 통합 1위를 기록했다. 초연 당시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다시 확인하려는 관객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다만 '베토벤' 측은 신중한 편성 전략을 택한 분위기다. 공연 기간은 약 두 달로 대극장 뮤지컬치고는 짧은 편이다. 초연 당시 관객 평가가 갈렸던 만큼 장기 공연을 밀어붙이기보다, 수정된 작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여러 평가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은 이번에도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흥행을 넘어 작품성을 입증하는 일이다. 불륜 서사를 덜어내고 예술가 베토벤의 이야기로 방향을 바꾼 이번 시즌이 초연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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