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미·이란 협상 ‘급한 불’은 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격, 이란은 쿠웨이트 공습…무력 충돌 지속

휴전 협정을 깨고 격렬한 교전을 이어온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3일(현지시간) 미국 중재 아래 추가 휴전에 합의했다. 미·이란이 막판 종전 협상 중인 가운데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이란이 쿠웨이트·바레인을 공격하는 등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미국 주도로 워싱턴에서 열린 협상 끝에 휴전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보안 구역’ 설치에도 합의했다. 레바논군은 이 구역에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진입을 금지하고 독점적으로 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안 구역의 구체적인 설치 시한이나 남부 레바논 지역을 점령한 이스라엘군의 철수 여부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양측은 6월 넷째 주에 다시 만나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말 중에라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같은 날 공개된 뉴욕포스트의 팟캐스트 ‘팟 포스 원’에서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현재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며 “언젠가 그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불화설에 “네타냐후 총리는 다른 사람에겐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에서 무력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 국영 NAA통신은 양국의 휴전 합의 발표 후인 4일 오후 레바논 베카 계곡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전날 잇따라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쿠웨이트 국제공항 공격으로 1명이 숨졌다.
헤즈볼라의 지도자 나임 카셈은 4일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협상에 관해 “파렴치하다”며 “레바논 국민 일부를 말살하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는 전면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지역 철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공습을 정당화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SNS에 “우리 군은 미국이 민간 선박 공격과 휴전 위반에 활용한 지역을 대상으로 자위권 차원의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썼다. 지난 1일과 2일 미군이 각각 케슘섬의 통신시설과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란과의 전면전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할 경우에만 휴전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비공개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은 이란에 대한 금전적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란핵합의(JCPOA)보다 나은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보상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자금 동결을 해제할 경우 미국이 이란에 행사할 수 있는 주요 압박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민지·배시은 기자 mi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낮밤 분위기 반전···‘재선거’ 중심 요구서 ‘부정선거’ 늘어
- 5선 오세훈 ‘명태균 리스크’는 여전···6개월 만에 시장직 잃을 수도
- 20세 ‘유튜버’의 화려한 할리우드 데뷔···시작은 온라인 괴담 사진이었다
- 이 대통령 “선관위, 국민 신뢰 잃은 독립기관 존재 의미 없어···정부 차원 모든 조치”
- 모아타운엔 힘 실어준 오세훈 표심, 용산·과천 공급 계획에 변수 생겨
- ‘1일 1닭’은 기본 ‘1일 2닭’도 간다···젠슨 황의 못 말리는 한국 치킨 사랑
- [미·이란 전쟁 100일]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현실이 된 9년 전 예언
- ‘올 주식시장 최대 대어’ 스페이스X 청약에 234조 몰렸다···“목표 금액 2배”
- 한동훈, 국회 입성하자마자 1·2호 법안 낸다···“선관위, 선거철 휴가·휴직 제한법 발의”
- 백발이 된 주인과 함께…48년 만에 고향 찾은 ‘그 시절 최고급 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