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졌으면 진 것”…정청래 책임론 속 당권 경쟁 서막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내줬던 지방권력 다수를 탈환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내주면서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르면 8월 예정인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당 복귀를 서두르고,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도 국회에 입성하면서 당권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정 대표는 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하며 지방권력 교체에 성공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2022년 지방선거(당시 17곳)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5 대 12였는데, 이번에는 12 대 4가 됐으니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전 대표는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 나와 “이렇게 높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에 아쉬움이 크다”며 “어차피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정청래 대표가) 종합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가 낙선한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대해서도 “질 수 없는 선거인데 졌다”고 했다.
김민석 총리의 측근인 강득구 최고위원도 “돌이켜 보면 공천 과정부터 상황 관리까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현장의 절박함을 지도부가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했고 지역마다 다른 민심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언주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주요 광역단체장 경합지역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부산·울산·경남 지역 역시 경선 일변도에 갇힌 전략 부재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적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거 결과가 좋았음에도 이를 승리라 일컫기 민망하다. 실패한 선거쯤 아닐까”라며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언사는 없다. 그것이 유감이다”라고 썼다. 지도부 관계자는 “2022년과 비교하면 양적으로는 이겼지만 내용적으로는 졌다”며 “서울에서 졌으면 진 것”이라고 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다.
연임 도전이 유력한 정청래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는 졌지만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가 공천 배제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를 꺾으면서 치명상을 피했다. 정 대표로서는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다는 명분을 챙겼다.
김 총리는 곧 이재명 대통령에게 총리직 사의를 밝히고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총리는 최근 당내 의원들과 모임을 하며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과 호흡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당청 관계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 역시 당권 출마가 점쳐진다. 그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당원과 민심을 보고 판단하겠다. (정청래)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이재명 정부 성공 담보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당원들이 많이 하고 있다. 김민석 총리도 출마 의사를 밝힌 터라 전반적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와 송 전 대표는 정 대표에 맞서 제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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