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시민주권 ‘두 기둥’···삼성·기재부 출신 ‘투 톱’ 세웠다

이삼섭 2026. 6. 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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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회 인선으로 본 ‘민형배호’
위원장에 ‘삼성맨’ 정은승·부위원장에 기재부 출신 백승주
성장·균형통합 등 5대 원칙 반영…지역 혁신가 적극 기용
통합 상징 ‘나주혁신도시’에 사무실 설치…주청사 가능성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제9회 6·3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당선자 일동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민주의문에서 감사의 안사말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장 당선인이 역사적인 통합특별시의 시정 청사진을 그릴 인수위원회 인선 결과를 공개했다. 성장과 시민주권이라는 민 당선인의 시정 철학이 담겼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사장과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고위공무원 출신을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반도체’ 중심의 기업 유치와 정부의 재정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승 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 위원장 선임

민 당선인은 4일 오후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회 격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 구성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당선인이 취임 전 지자체의 조직이나 예산, 정책 현안 등을 파악하고 공약 이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운영하는 기구다. 민 당선인은 통합특별시 운영의 최우선 목표를 성장으로, 시정 운영의 전 과정을 관통하는 핵심 원리로는 ‘시민주권’을 설정했다. 지역 경제의 체급을 압도적으로 키우는 ‘생산적 통합’을 이루되 그 동력과 결실은 철저히 시·도민의 권리와 참여를 통해 실현하겠다는 실용주의적 관점이 담겼다는 평가다.

기획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총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총 6개의 전문위원회와 조정 역할을 맡을 기획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민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5대 운영원칙’(성장통합·균형통합·기본사회·녹색도시·시민주권)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각 분야의 학문적, 실무적 전문성을 꼼꼼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정은승 전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위원장으로 전격 선임됐다. 정 위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물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초기부터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첨단 산업의 ‘산증인’이다. 그의 인선은 통합특별시가 사활을 걸고 있는 ‘반도체 팹’을 비롯해 첨단 산업 유치에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위원회를 보좌할 부위원장에는 백승주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백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재경직 출신으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기재부 재정혁신국장, 자치분권위원회 재정분권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재정 전문가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끌어내고 복잡한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 실행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교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광주 서구 마륵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제도 개혁가·지역 혁신가 전면 배치

각 위원회별 면면을 살펴보면 민 당선인이 그리고 있는 통합특별시의 청사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산업경제위원회는 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 연구원장이 위원장으로, 김종원 GIST AI대학원장과 임현택 GIST R&D혁신기획본부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 과학기술위원회는 양형정 전남대 AI융합대학 학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광주의 AI와 전남의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미래 산업 구상이 고스란히 인선에 담긴 셈이다.

시민주권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윤난실 전 대통령비서실 제도개혁비서관을 전격 배치했다. 윤 위원장은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제도개혁비서관을 지내며 국가 차원의 행정 혁신과 제도 재설계를 다뤄본 베테랑이다. 윤 위원장은 향후 시민이 직접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제도적으로 설계하는 중책을 맡았다. 또 이민철 광산구도시재생센터장(기획위원회)이나 윤희철 생태도시리빙랩 소장(도시공간위원회) 등은 생활 밀착형 공간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섰던 혁신가들로 평가된다. 거대 담론에만 치중하다 자칫 놓치기 쉬운 시·도민의 실제 정주 여건, 대중교통 인프라, 보행권 중심의 도시 재생을 디테일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 당선인은 “전남·광주의 통합은 우리 지역 차원에서는 압도적으로 성장하여 더 크고 힘 있는 미래로 나아가는 위대한 도약의 시작”이라며 “통합특별시의 백년대계라는 큰 그림을 가장 확실하게 그려낼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대전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인수위 사무실 나주로, 추후 시청사 사무실도?

특히 관심을 모았던 인수위 사무실로는 나주혁신도시(빛가람공동혁신도시)가 낙점됐다. 민 당선인은 이에 대해 “빛은 광주를, 가람은 전남의 산천을 뜻하며 공동은 통합과 같은 말”이라며 “선배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만들어진 빛가람혁신도시는 전남과 광주가 힘을 모았을 때 생겨나는 가장 좋고 생산적인 선행 사례이자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갈등을 원천 차단하고 균형 발전과 상생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통합 의지는 당선인의 첫 행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민 당선인은 이날 통합특별시장 당선인으로서의 첫 공식 활동으로 나주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를 전격 방문했다. 표면적으로는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 & 글로벌 기업 유치’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광주와 전남의 통합 상징인 나주를 첫 방문지로 택함으로써 통합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시 출범 이후에도 주사무실을 나주에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기획위는 오는 7일 오후 첫 번째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한 달 남짓한 활동을 거쳐 오는 7월 20일 공식 종료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핵심 공약 이행 과제와 완성도 높은 시정 청사진을 수립해 320만 특별시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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