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 싹쓸이…득표율 하락에 드러난 민심 변화

이종욱 기자 2026. 6. 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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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패에도 30% 안팎 지지율 기록
무소속 돌풍까지…TK 정치지형 변화 조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추경호 당선인이 수성구 범어동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의 축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권남인 기자 kni@kyongbuk.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TK지역이 보수의 심장 자존심을 지키기는 결과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민주당 바람이 적지 않게 불어 향후 정치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일 새벽 TK지역 개표가 완료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카드를 꺼내면서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됐던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추경후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됐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경북 역시 오중기 후보가 32%대의 득표율을 거뒀지만 지난 7회 선거 당시 34%대의 지지율에 미치지는 못했다.

기초단체장 역시 국민의힘이 9개 구·군에서 완승을 거뒀으며, 경북 역시 22개 시·군 중 민주당이 18곳에 후보를 냈지만 안동시에서만 불과 1천600여 표차 승부를 벌인 게 전부였다.

광역의원 역시 민주당은 대구 지역 31개 지역구 중 30곳에 후보를 냈지만 단 1명으로 승리하지 못했으며, 경북에서도 56개 지역구 중 20명의 후보가 출마해 모두 고배를 들었다.

결과를 두고 보면 국민의힘 압승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득표율을 파고 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8회 선거 당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득표율이 78.75%,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득표율이 77.95%에 달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53.92%, 이철우 도지사는 67.24%로 각각 25%p와 10%p나 낮아졌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대구 지역의 경우 지난 8회 선거에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수성구청장 후보가 24%대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으나 이번 선거에서 9개 기초단체 중 군위군만 제외하고 모두 30%대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경북 역시 이삼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권기창 국민의힘 후보와 개표가 끝날 때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것을 비롯 포항·영주·예천·경산·칠곡·청송에서 30%대 이상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이 같은 압박으로 인해 국민의힘 당선자 중 8회 선거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인 곳은 대구 달성군·경북 영주·경산·고령·칠곡·의성·청송이 전부였다.

광역의원의 경우도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에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득표율은 대부분 30%대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결국 외관상으로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지만 득표율로 분석한다면 제 8회 선거 대비 평균 10%p이상 하락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경북 지역 22개 기초단체 중 무소속 당선자가 남한권(울릉군수)·전화식(성주군수)·황이주(울진군수)·박권현(청도군수) 등 4명에 달한 데다 박만우 봉화군수 후보도 최기영 국민의힘 후보와 개표가 끝날 때까지 박빙승부를 펼치는 등 무소속 바람이 거셌다.

이들 모두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민의힘으로써는 상당한 타격을 받은 셈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압승을 하기는 했지만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공방 가능성도 없지 않게 됐다.

따라서 선거 이후 대구·경북 모두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치적 시각에서의 접근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지역구선거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했지만 30%p를 웃도는 득표율을 보이면서 지역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포항을 비롯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나오면서 오는 7월 시작되는 원구성에서부터 예상되는 갈등을 해소할 지혜가 필요하게 됐다.

지역 정가에서도 "국민의힘이 겉으로는 압승을 거둔 게 확실하지만 지난 총선과 대선 이후 TK지역에도 민주당 지지율이 점점 높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선거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며 "이제 TK지역에서도 민주당을 정치적 동반자 입장에서 상호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방정치에서 당색에 의한 반목과 갈등보다는, 곳곳에 내재하고 있는 지방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소하려는 자세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