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딜 퇴근해”… 선관위 청사 앞 시위대 봉쇄
경찰차 내부까지 ‘검문’ 나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 중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 모인 시위 인파가 4일 선관위 직원들의 퇴근을 막아섰다. 이들은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문제와 관련해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퇴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부터 선관위 청사에서 일부 직원이 퇴근하려고 하자, 앞을 지키고 있던 시위 참가자들이 막아섰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직원을 거칠게 잡아끌면서 “다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선관위 청사에서 나오는 경찰차를 막아서기도 했다. 경찰차에 선관위 직원을 태워 빠져나가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경찰차에 경찰관만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도로에 설치해둔 바리케이드를 열었다.
시위대는 선관위 직원들의 퇴근을 저지하겠다며 정문뿐만 아니라 후문 쪽으로도 이동한 상태다. 퇴근길이 막힌 선관위 직원들이 정문 인근에서 기다리다가 다시 청사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선관위 청사 봉쇄는 오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오후 4시쯤 선관위 청사에서 한 승용차가 나오자, 시위대가 가로막았다. 한 시위 참가자가 “나라가 망해 가는데 어딜 퇴근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에서 “어딜 퇴근해”라며 연신 외쳤다. 승용차는 후진으로 다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부과천청사 어린이집에서 오후 4시쯤부터 하원이 이뤄질 때도 학부모들의 차와 셔틀버스 등만 경찰 호위 속에서 오갈 수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선관위 청사 앞에서 밤샘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추산 시위 규모가 1200명까지 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12개 투표소를 비롯해 강남구, 광진구, 인천 연수구, 경기 화성시 등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에 차질을 빚은 여파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마감 시간을 전날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던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대치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과 시위대가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된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 앞을 20시간 넘게 지키고 있다.
잠실7동 제2투표소 내 투표함 2개가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하면서, 서울시선관위는 아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공식 당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함에 약 2000표가 들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오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표 격차가 5만3000표 넘게 나 해당 투표함 개표 여부로 당선 결과가 바뀌지 않지만, 모든 투표함을 열어야 개표 결과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선관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을 지키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은 “부정 선거”를 외치며 투표함을 증거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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