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대녀’도 우클릭 늘어…“청년층, 2년 뒤 총선 캐스팅보터”

이건율 기자 2026. 6.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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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vs 4050 극명히 갈린 표심]
20대 女 41.4%·30대는 53.6%
서울 시장 선거 보수 후보 투표
2030 남성은 평균 70% 넘어서
4050 지지 민주당에 반발 해석도
젊은 유권자, 판세 변수로 부상
여야, 낡은 정치 문법 수정 필요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전북 전주시 남중학교에 마련된 평화1동 제2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가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2026.6.3/뉴스1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참패 위기에 놓였던 국민의힘을 구조한 건 적극적으로 투표한 2030세대였다. 20대 남성(이대남)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2030 여성들까지 보수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면서 최소한의 방어선을 지켰다. ‘이대남은 보수, 이대녀는 진보’와 같은 이분법적 프레임 대신 부동산 정책 등 실용적 가치에 표심이 모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뒤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포섭하기 위한 양당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 이하 여성의 41.4%, 30대 여성의 53.6%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 진영의 핵심 지지층이던 여성 유권자들이 대거 보수 진영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각각 48.5%, 42.8%였다. 2030세대 남성들도 전보다 보수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0대 남성은 75.3%, 30대 남성은 66.8%가 오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했다.

청년층의 표심 재편과 달리 40대와 50대 유권자는 여전히 민주당을 견고하게 지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40대 유권자의 53.2%, 50대 유권자의 60.7%가 정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별 차이는 없었다. 40대 남성(54.7%)과 여성(51.7%), 50대 남성(61.7%)과 여성(59.6%) 모두 정 후보에게 과반 안팎의 지지를 보냈다. 과거 민주화 정서와 현재 정부에 대한 지지를 기반으로 진보 진영의 핵심 고정표 역할을 유지했다. 반면 60대에서는 국민의힘(60.4%)이 민주당(38.8%)을 앞섰고 70대 이상에서도 국민의힘(71.1%)이 민주당(28.1%)을 압도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의 보수화 흐름 배경에 세대 간의 이해충돌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 세력이 지금의 40~50대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한 만큼 해당 세대의 이익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이나 정년 연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기업의 초과이익 분배 논의에 부동산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박탈감을 느낀 2030세대의 마음이 보수에 더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청년 세대가 보수화됐다는 평가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전후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반페미니즘, 기성 진보 진영 담론에 대한 불만으로 등장한 이대남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지지를 표명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입시 비리로 촉발된 공정 담론까지 더해지며 결집은 더욱 강해졌다. 반면 반대급부로 2030 여성은 민주 진영으로 결집하며 젠더 분화 흐름이 이어졌는데 이 같은 프레임이 이번 지방선거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삼성 노조 협상이 이뤄지는 과정들에 대한 불만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느낀 좌절들을 투표로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유권자 지형 변화는 2028년 총선을 준비하는 여야의 선거 전략과 직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로 확인된 청년 보수 연대 흐름을 고정적인 지지 세력으로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 청년 세대가 무엇보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공정 담론을 핵심으로 껴안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기존 선거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에 12·3 비상계엄과 야당의 내홍에 따른 반대급부가 상당히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만큼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를 제외한 추가적인 유권자들을 끌어당길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치가 높았던 2030 여성 표심이 상당 부분 이탈한 만큼 기존 민주당이 추진해온 이념적 투쟁이나 정치 문법들을 대거 들어낼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만 2030세대의 지지는 이념적 결속이 아닌 정책적 성과에 연동되는 조건부 지지라는 점은 변수다. 향후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조세·일자리 등 민생경제 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되면 청년들 상당수가 현 정부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년 세대가 보수화된 것은 맞지만 이념에 갇힌 집단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무당층이라고 판단하고 정책과 실적을 내는 데 집중해야 청년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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