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에 오염된 숲...인간보다 탄소배출 7~8배 높인다

비료와 차량 배기가스,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질소가 과도하게 축적된 산림은 토양의 탄소순환을 교란시켜 인간활동보다 탄소배출량을 7~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숲에서는 뿌리와 미생물 생태계가 훼손돼 토양의 회복력도 떨어진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 중국 국립산림초원청,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전세계 산림에서 진행된 질소 투입 실험 168건과 자연상태의 토양 호흡 관측자료 3689건을 종합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토양 호흡은 식물 뿌리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현상이다. 숲 바닥에 쌓인 낙엽과 나무조각 등이 분해되고, 뿌리가 자라면서 토양과 대기 사이에 탄소가 오간다.
이는 지구 탄소순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호흡으로 배출되는 탄소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내보내는 연간 탄소배출량의 7∼8배에 이른다. 토양 탄소순환이 조금만 달라져도 전 지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질소가 부족한 숲과 질소가 포화된 숲을 구분한 지도, 고해상도 질소 침적 자료, 뿌리와 미생물의 호흡량 측정값을 종합해 분석하고, 머신러닝을 이용해 질소 유입량이 늘어날 때 전세계 산림 토양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폈다.
결과는 숲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랐다. 질소가 부족한 숲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된 질소가 미생물과 뿌리의 활동을 촉진했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더 빠르게 분해하고, 뿌리는 더 활발하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토양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주로 북방림과 외딴 산악 지역처럼 질소 공급이 제한적인 산림에서 나타났다. 식물과 미생물의 성장에 필요한 질소가 추가로 공급되면서 생물 활동이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질소 침적이 전세계 토양 호흡량을 평균 약 5% 높인다며 아직은 질소가 부족한 산림이 많아 추가 질소 유입이 생물학적 활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소 공급이 계속 늘어난다고 효과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토양 호흡 증가세가 둔화해, 오히려 감소하는 '역 U자형' 흐름이 나타났다.
이미 질소가 과도하게 축적된 숲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질소 포화 상태에 이르면 토양 호흡이 급격히 감소할뿐만 아니라 토양 미생물 군집이 바뀌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 뿌리의 성장도 둔화되고 토양 산성화도 심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과 중국 동부, 미국 동부 등 수십 년간 질소오염에 노출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질소 포화로 토양 호흡이 감소하면 토양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감소하지만, 이 현상이 탄소 저장량이 늘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뿌리와 미생물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데, 질소 포화로 이들이 감소하면 산림 생태계의 회복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질소오염은 농업과 교통, 산업 활동에서 비롯된다. 농경지에 사용된 비료와 차량 배기가스, 공장 등에서 배출된 반응성 질소는 대기 중으로 퍼진 뒤 비와 눈, 미세입자 등을 통해 다시 지표면으로 떨어진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활동으로 인한 전세계 질소 침적량은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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