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MS, 논란의 위상 양자컴 '마요라나' 후속작 공개

이병구 기자 2026. 6. 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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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계 "여전히 회의적"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마요라나 2(Majorana 2)' 위상 양자컴퓨터 칩.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지난해 2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세계 최초로 위상 양자컴퓨터 '마요라나 1'을 공개해 화제를 일으켰다. 6월 2일(현지시간) 업그레이드 버전인 '마요라나 2'를 공개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위상 양자컴퓨터 모델 마요라나 2를 공개하고 관련 연구성과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2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아직 동료평가를 거친 논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양자컴퓨터는 물리적 상태가 하나로 정해지지 않은 '양자 중첩' 등을 정보처리에 활용해 기존 컴퓨터로는 너무 오래 걸려 계산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약·신물질 개발이나 기상 예측, 암호 해독,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로 초전도 전기회로, 이온, 광자 등 양자 중첩상태를 구현하고 이를 측정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다. 기존 큐비트는 대부분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정보가 손상되기 쉽다는 점이 해결 과제다.

지난해 2월 MS 연구팀은 반도체인 인듐비소(InAs)와 알루미늄을 결합해 만든 시스템으로 '위상 초전도체'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위상 초전도체는 안정적으로 초전도성을 띠는 물질로 양자 정보의 손상을 막고 오류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위상 초전도체 내부에 있는 여분의 전자가 '마요라나 입자(Majorana particle)'를 형성하고 이 마요라나 입자가 큐비트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마요라나 입자는 1937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가 수학적으로 예측했던 입자로 반물질이 자기 자신인 물질이다.

반물질은 물질과 성질이 반대다. 예를 들어 음전하(-)를 띠는 입자인 전자의 반물질은 질량은 같고 양전하(+)를 띠는 양전자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빛을 내며 붕괴하며 마요라나 입자는 스스로 반물질이기 때문에 마요라나 입자 2개가 만나면 붕괴한다.

마요라나 입자 한 쌍이 붕괴하면 확률적으로 전자를 1개 남기거나 남기지 않는다. 붕괴 후 남은 전자의 홀짝성(parity)이 양자 중첩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큐비트의 정보 단위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다. 다른 큐비트 방식보다 안정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러시아 물리학자 알렉세이 키타예프는 2001년 마요라나 입자를 양자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를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마요라나 1 연구성과 발표 당시 일부 물리학자들은 MS 연구팀이 마요라나 입자의 존재를 명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큐비트 연산에서 나온 데이터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지만 이후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MS는 마요라나 2에서 큐비트가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수명'을 20초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마요라나 1보다 약 1000배 증가한 값이다. 핵심은 마요라나 1에서 쓰인 재료인 알루미늄을 납으로 바꾼 아이디어다.

MS는 "2029년까지 확장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초 일정을 절반으로 단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마요라나 2(Majorana 2)' 위상 양자컴퓨터 칩.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3일(현지시간) 네이처는 마요라나 2를 둘러싼 학계의 비판을 소개했다. MS 연구팀이 공개한 내용만으로는 실제로 작동하는 위상 양자컴퓨터의 존재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헨리 레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이번 논문에는 큐비트의 존재를 보여주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빈센트 무리크 독일 율리히연구소 연구원은 "MS가 독립 검증이 가능할 만큼 충분한 실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리크 연구원은 마요라나 1의 기술적 기반이 되는 2017년 연구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지만 이후 논문의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가 선택적으로 채택됐다는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연구자 1명과 함께 자발적으로 논문 저자 목록에서 이름을 제외한 바 있다. 

MS의 양자 하드웨어 부서를 이끄는 체탄 나약 기술 펠로우는 네이처에 "여러 차례 일관성 검증을 수행했다"며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양자 벤치마킹 이니셔티브의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발표 내용뿐 아니라 비공개된 정보도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참고 자료>
- doi.org/10.48550/arXiv.2606.03884
- doi.org/10.1038/d41586-026-01788-y
- doi.org/10.1038/s41586-024-08445-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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