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밀리고 시장 쪼그라들자…日 가전체인, 자체 상품으로 승부
노지마는 히타치 가전부문 인수
제조·유통 통합해 수익성 개선
여러 선진 시장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가전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0년 7조3000억엔(약 70조원)이던 시장 규모는 2024년 6조8000억엔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쇠퇴하는 시장에서 가전 유통업체의 사업 확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 개발과 조달 경쟁력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에 따른 것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가전 유통업계 1위 야마다홀딩스와 4위 에디온이 통합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통합에 관해 기본 합의할 전망이다.

야마다의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연결 매출은 1조6918억엔, 에디온은 7937억엔이다. 단순 합산 기준 매출은 약 2조5000억엔이다. 연 매출 1조엔인 2위권 업체들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소매업 전체로도 대형마트 이온, 편의점 세븐일레븐,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에 이어 4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4월에는 가전 유통업을 모태로 하는 노지마가 히타치제작소 백색가전 사업을 사들였다. 지난해 소니그룹에서 독립한 PC 브랜드 바이오를 인수한 데 이은 공격적인 행보다.
이 같은 시도는 최근 일본 가전제품 시장이 한창 위축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이 대부분 가정에 보급되면서 시장은 포화상태다. 여기에 아마존과 라쿠텐 등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까지 겹쳐 오프라인 판매의 성장 여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장 위축에도 가전 체인점이 몸집을 불리는 것은 경쟁 승부처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제조사 제품을 얼마나 싸게 판매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최근에는 PB 상품 개발과 생활 서비스 확대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작 과정에 관여하면서 제조업체 마진을 흡수할 수 있다. 판매 상품이 줄더라도 상품당 마진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많은 물량을 한 번에 발주해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규모의 경제’도 노릴 수 있다.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가전업체 저가 상품과 경쟁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마다는 시세보다 저렴한 10만엔짜리 드럼세탁기 등 PB 대형 가전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에디온 역시 PB 사업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육성해왔다. 업계는 양사가 통합해 상품 개발력과 조달력을 결합함으로써 제조사 의존도를 낮추고 PB 경쟁력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노지마도 히타치 가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PB 사업을 강화할 여지가 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조와 유통을 통합해 연 15%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일본 가구 공룡 니토리가 대표적이다. 상품 기획부터 제조, 판매까지 하나로 묶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제조 소매업(SAP)’ 모델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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