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4명 이탈에 판 뒤집혀…트럼프 이란전 추진력 흔들[美-이란 전쟁]

박윤선 기자 2026. 6. 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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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전쟁 종식 결의안 첫 통과
215대 208…전쟁권한 초당적 견제
상원 통과 남았지만 정치적 압박↑
트럼프 “비애국적···무의미한 표결”
반대해온 ‘우크라 지원법’도 속도
레바논 전선 포성 멈췄지만 긴장감
걸프선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결의안을 일부 공화당 의원의 찬성으로 처음 통과시켰다. 미 외신들은 전쟁 장기화에 대한 초당적 우려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안에라도 종전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호언했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215대208로 전쟁 권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쟁 권한 결의안은 의회가 전쟁 선포 또는 군사력 사용을 승인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미군을 철수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이란 공격을 재개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원은 올 3월부터 세 차례 표결을 추진했다가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공화당 의원 4명이 찬성으로 돌아서며 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쟁 권한 결의안이 실제 법적 효력을 갖추려면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의안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이자 결의안 발의자인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의원은 표결 후 성명에서 “오늘 전쟁 권한 결의안 통과는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중동에서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공화당 의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한 장악력을 과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당내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날 하원은 공화당 이탈표에 힘입어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해온 ‘우크라이나 지원법 표결안’도 처리했다. 우크라이나 지원법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안보 지원을 하는 것으로 지난달 218명의 서명이 채워지면서 본회의 상정이 가능해졌다. 공화당 의원 6명과 친공화당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의원 1명이 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이 통과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4명의 나쁜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 전원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나의 최종 협상 한가운데서 나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표결을 했다”며 “누가 이런 비애국적인 짓을 하겠는가. 그들은 나에게 수많은 승리 중 또 하나를 안겨주느니 차라리 미국이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이란 종전 협상의 막판 변수로 부상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휴전 합의로 잠시 멈췄다. 3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협상을 벌인 끝에 휴전 이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휴전은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완전한 공격 중단과 모든 헤즈볼라 대원의 철수를 전제로 한다. 양측은 포괄적 합의를 목표로 이달 22일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나임 카셈은 이번 합의를 거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우리의 우려와 관심 사안은 공격의 중지, 휴전 그리고 이스라엘의 철수”라며 “우리는 점령 행위가 있는 상황에서 저항을 중단하겠다고 어떤 측에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4월 휴전에 합의한 후에도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휴전 이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첫 번째 휴전 합의와 마찬가지로 이번 합의 역시 헤즈볼라가 아닌 레바논 정부가 참석한 ‘대리 합의’라는 부분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휴전 합의 소식이 들려온 3일에도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베이루트 남쪽에서 차량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측도 헤즈볼라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적대 비행체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걸프 산유국들은 호르무즈해협을 대체할 송유관 건설에 속도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셰이크 칼레드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석유공사(KPC) 국제마케팅 담당 사장은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쿠웨이트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걸프 지역 원유 생산지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할 수 있는 송유관 구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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