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장 선거, ‘교차투표’가 당락 갈랐다
민주 김경수 앞선 선거구에서 조문관 패배
현역 시장, 조직력·인물론으로 경쟁 우위

나동연 국민의힘 양산시장 후보가 '양산 최초 4선 시장'이라는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서로 다른 정당 후보에게 나눠 찍는 이른바 '교차투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양산에서 9만 6063표(53.39%)를 얻어 8만 3861표(46.60%)를 받은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를 1만 2202표 차이로 앞섰다. 양산지역 13개 읍면동 가운데 김경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권자 수가 적은 농촌지역인 원동면·상북면·하북면과 원도심인 중앙동·삼성동 5곳을 제외한 8곳에서 모두 더 많은 득표 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선거구를 특정해 집계하지 않은 관외사전투표는 1만 1247표를 얻어 5713표를 받은 박완수 후보에게 크게 앞섰다.
반면, 조문관 민주당 양산시장 후보는 덕계동 1곳과 관외사전투표에서만 나동연 후보를 앞서는데 그쳤다. 김경수 후보가 앞선 물금읍·동면·양주동·강서동·서창동·소주동·평산동 7곳에서는 나동연 후보보다 오히려 적은 표를 얻었다. 이들 선거구는 상대적으로 유권자 수가 많은 아파트밀집지역이다.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면 김경수·조문관 후보 득표 수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는 물금읍을 기준으로 김경수 후보는 2만 7738표를, 박완수 후보는 2만 2386표를 받아 5352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조문관 후보는 2만 4843표를 받아 2만 5759표를 얻은 나동연 후보보다 916표 적게 득표했다. 김경수·조문관 후보 득표 수 차이는 2895표다. 김경수 후보가 앞섰던 나머지 선거구 역시 덕계동을 제외하면 조문관 후보가 나동연 후보보다 적게 득표했다.
개표 초기만 하더라도 13개 읍면동 관내사전투표에서 모두 김경수·조문관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박완수·나동연 후보와 20% 넘게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정당과 기호에 투표하는 이른바 '줄 투표' 현상이 재연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양산시민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구분해 선택하면서 결국 경남도지사 선거와 달리 조문관 후보 8만 8887표(48.95%), 나동연 후보 9만 2676표(51.04%) 3789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2018년 민주당 김경수·김일권 후보가 당선되고, 2022년 국민의힘 박완수·나동연 후보가 당선될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 같은 결과는 나동연 후보가 '현역 시장'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왔다는 사실이 득표력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아울러 조문관 후보가 '변화'를 강조하며 12년간 시장직을 수행해온 나동연 후보 시정 성과를 비판하는데 집중했지만 양산시민은 '행정 경험'을 앞세운 인물 경쟁력에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다.
/이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