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나노선, 전자 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아르키메데스 펌프와 유사한 나노선 구조로 전하 이동
전기장 회전만으로 전하 펌핑 가능성 확인
전자, 궤도, 스핀 특성 제어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나선형 나노선이 전자를 일정량씩 옮기는 ‘양자 펌프’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노정 교수팀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빙하이 얀 교수 연구팀은 1차원 나선형 물질이 위상 전하 펌프처럼 작동하며, 이 과정에서 궤도각운동량과 스핀 분극이 발생한다는 이론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아르키메데스 펌프와 유사한 구조의 나선형 나노선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 옮기며, 회전 주기마다 이동하는 전하량이 일정하게 고정된다. 이는 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양자 현상인 ‘위상 전하 펌프’로, 전압을 걸어 전자를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닌 전자의 양자 상태를 순환시켜 전하를 옮기는 방식이다.
기존의 양자역학적 위상 펌프는 두 가지 조절 인자를 정교하게 조절해야 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아르키메데스 형 나선형 물질에서 전기장의 방향을 한 바퀴 돌리는 것만으로도 전하 펌핑이 가능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나선형 탄화수소 모델과 삼방정계 셀레늄 나노선을 대상으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자 상태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하 펌핑 과정에서 궤도각운동량과 스핀 분극 현상도 나타났다. 전자가 나선형 구조를 따라 펌핑되는 동안 궤도각운동량이 발생했고, 셀레늄 나노선에서는 일부가 스핀-궤도 결합을 통해 스핀 분극으로 전환됐다.

박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손대칭성 나노선에서 위상학적 전하 펌핑, 궤도 각운동량, 스핀 분극화가 하나의 통합된 메커니즘으로 연결됨을 처음으로 보인 것”이라며, “향후 나노 소자에서 전자, 궤도, 스핀 특성을 위상학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론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에스마일 타기자데 시사크트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KIAT 인력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5월 13일 자로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나선형 나노선의 위상학적 특성을 활용하여 전자, 궤도, 스핀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나노 기술 및 전자 소자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송희숙 기자 bitmul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