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김해시 선거 개표 너무 늦은 이유, 단일선거구에 개표소 1곳뿐
선관위 “투표용지 수작업으로 가리느라 시간 걸려”
시 “구청 필요성 제기되지만 행정 개편 검토 안해”

김해시와 김해시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서 개표 절차를 가장 늦게 진행한 지방자치단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김해시선관위는 3일 오후 6시 지방선거 출구 조사 발표 이후부터 개표를 진행해 4일 오후 1시 30분 현재까지 19시간이 지났음에도 개표를 완료하지 못했다.
이에 김해지역 시장, 도의원, 시의원 선거는 물론 경남도지사 선거 결과까지 늦어졌다. 지난 선거 개표 때는 선거 다음날 오전 1시쯤 당선자 확정 또는 윤곽이 드러났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김해시선관위와 김해시는 4일 김해지역 투표함 개표 절차가 늦은 이유는 김해시가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인데도 단일 선거구여서 개표소가 1곳 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22년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김해시 투표율은 60.4%로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45.8%)보다 14.6%p 높았다. 김해시 선거인 수는 45만 3603명이다. 개표원은 총 547명(시청 직원 169명 포함)이 투입됐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인 창원시는 5개 구청이 있어 개표소도 5곳 설치하므로 김해시보다는 개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김해시선관위 측은 개표소를 설치한 김해체육관이 협소한데다 투표 용지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가려내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9시 정영두(더불어민주당) 김해시장 후보가 당선 확정됐지만 이후 4시간 30분이 지났는데도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는 김해시장 개표율이 99.95%로 표기돼 있었다. 도·시의원 선거 개표 역시 오전 9시까지 개표를 완료하지 못했으나 오후 1시 30분에는 100% 개표됐다.
개표소는 공직선거법 제173조에 따라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마다 1곳씩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구'는 자치구(서울·부산 등의 구청)와 행정구(수원·성남 등의 구청)를 말한다. 구청이 없는 시는 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선거를 관리하는 단일 시 선관위 1개만 존재하므로 개표소도 1곳만 설치되는 게 원칙이다.
과거에 경기도 화성시와 남양주시도 인구 50만이 넘지만 구청이 없어 단일 개표소를 운영했던 사례가 있다.
화성시는 인구가 90만 명이 넘을 때도 행정구가 없어서 선거 때마다 화성시 전체 투표함이 단 1곳 대형 개표소로 모였다. 선거인 수가 수십만 명이라 개표 인력과 장비가 대규모로 투입됐고, 전국에서 개표가 가장 늦게 끝났었다. 현재 화성시는 화성시 갑·을·병·정 선관위로 분할돼 개표소도 늘어났다.
남양주시는 인구 70만 명이 넘는 대도시이지만 구청이 없고 책임읍면동제(책임읍면동제는 구청은 안 만들지만 동사무소 권한을 구청만큼 키워 주민 편의를 돕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남양주시도 시선관위가 1개(남양주시선관위)여서 체육관 1곳을 단일 개표소로 운영한다.
예외는 있다. 총선과 대선처럼 선거 규모가 커서 단일 개표소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구·시·군 선관위는 도 선관위 승인을 받아 관내에 개표소를 분할 설치(제1개표소, 제2개표소)할 수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김해시선관위는 김해시에 구청을 두면 시선관위가 2개가 되고 개표소도 2곳이 된다며 행정 개편을 하라고 한다"며 "구청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현재 행정 개편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