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플레이브와 버추얼 아이돌, K팝의 도약대 되다!

4월 14일 발매한 앨범 ‘Caligo Pt.2’의 초동 판매량이 125만 장을 기록하며 5월 2일자 ‘빌보드 200’ 145위를 차지했고, ‘Born Savage’ ‘흥흥흥’ 등 수록곡 전곡은 멜론 ‘톱 100’ 상위권에 진입했다. 일본 레코드 협회가 3월 11일 발표한 ‘제40회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의 ‘베스트 3 뉴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됐다. 1월부터 GS25와 콜라보한 빵 5종은 출시 10일 만에 55만 개가 팔렸고,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2월호 커버를 장식했다. iMBC를 비롯한 각종 언론사의 2026년 상반기 인기도 조사에서 최상위를 점했다….
바로 지난해 2월과 11월 발표한 ‘Caligo Pt.1’(103만 장)과 ‘PLBBUU’(109만 장), 두 장의 음반을 연이어 밀리언셀러로 등극시키고, 2025년 8~11월 타이베이, 방콕, 도쿄 등 6개 도시에서 펼친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뿐만 아니라 12월 20일 개최된 멜론 뮤직 어워드(MMA)에서 지드래곤, 제니, 로제, 임영웅, 에스파, 아이브와 함께 ‘TOP 10’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다.
국내외에서 스타로 각광받는 플레이브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같은 K팝 아이돌 그룹이지만, 실제 인간 멤버로 구성된 이들 그룹과 달리 가상 멤버로 결성된 버추얼 그룹이다. 버추얼 아이돌이 한국 대중음악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며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데, 플레이브는 그 선봉에 서 있다.

플레이브의 세계관을 반영한 노래 ‘기다릴게’ ‘Pixel World’ ‘왜요 왜요 왜?’ ‘여섯 번째 여름’ ‘I Just Love Ya’ ‘Dear. PLLI’ ‘Pump Up The Volume!’ ‘Watch Me Woo!’ ‘WAY 4 LUV’ ‘버추얼 아이돌’ ‘Dash’ ‘Chroma Drift’ ‘RIZZ’ ‘숨바꼭질 (Hide and Seek)’ ‘BBUU!’ ‘Born Savage’ 등은 OTT와 SNS, 메타버스를 선호하고 인공지능(AI) 같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스템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 잘파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플레이브는 3D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람(인간 퍼포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캐릭터에 반영해 생동감 있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고품질 그래픽의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정교한 캐릭터 디자인을 구현하며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플레이브가 2024년 2월 발매한 미니 앨범의 초동 판매량이 57만 장에 달했고, 2024년 3월 서울 올림픽홀에서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는 전석 매진됐다. 2024년 3월 열린 버추얼 아이돌 팝업 스토어에서 70억 원의 매출액을 순식간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개 하루 만에 1000만 회 스트리밍을 돌파한 음원과 초동 판매량이 100만 장을 상회한 밀리언셀러 음반,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 진입 등 신기록을 연이어 수립하고 있는 플레이브는 스타 버추얼 아이돌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플레이브는 3D 콘텐츠의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던 로봇이나 버추얼 휴먼 같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사람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거슬림과 언짢음을 유발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의 문제를 극복했다. 상당수의 버추얼 콘텐츠가 3D 기술에 기반해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담으려 하지만, 그 수준이 애매하거나 잘못된 콘셉트를 잡아 오히려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플레이브는 3D이지만, 2D 렌더링의 콘셉트로 만화 캐릭터에 가까운 외형을 하고 있어 인간과의 모호한 유사함으로 초래되는 불쾌감을 차단했다. 여기에 인간 멤버들로 구성된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자주 발생하는 스캔들과 사건, 사고, 군백기로 인한 인기 하락은 없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도 자유로운 버추얼 아이돌의 강점이 있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블래스트는 “혁신적인 버추얼 기술과 아티스트들의 진정성 있는 창작물이 결합해 팬과 대중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플레이브 열풍의 원인을 설명한다.

대형 엔터사와 IT 기업들이 참여해 진화를 이끌고, AI를 비롯한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버추얼 아이돌은 K팝의 새로운 도약대가 되고 있다. K팝 아이돌은 한국인 중심에서 트와이스, 블랙핑크 같은 한국인과 다국적·다인종 멤버의 조합을 거쳐 니쥬, 캣츠아이처럼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외국인 위주의 글로벌 K팝 그룹까지 등장해 인종, 언어,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며 K팝을 확대해 왔다. 활동을 본격화한 버추얼 아이돌은 휴먼과 비휴먼, 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며 K팝의 국내외 시장을 증폭시키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가상(Virtual)과 아이돌(Idol)의 합성어로, 2D 애니메이션, 모션 캡처 기술, AI 등을 활용해 실제 가수의 움직임과 표정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가상 세계에서 활동한다. 버추얼 아이돌은 에스파와 슈퍼카인드처럼 실제와 가상 가수가 함께 존재하는 유형, 플레이브 사공이호 아뽀키 같은 2D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캐릭터형, 메이브 이터니티 나이비스를 비롯한 3D 아바타로 구현된 인간의 모습을 한 실사형으로 구분된다.
버추얼 아이돌은 제작 방식에 따라 구별하기도 하는데 가상 캐릭터가 인간 퍼포머의 음악, 안무 등을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실제감 있게 표출하는 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같은 버추얼 아이돌과 메타휴먼 기술, 언리얼 엔진 등을 활용한 모델링과 딥러닝 기반의 AI 시스템이 캐릭터의 보컬, 움직임을 생성하는 메이브, 나이비스 같은 버추얼 아이돌로 나뉜다.
버추얼 휴먼은 2018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 AI 산업이 급부상하며 대규모 자본과 개발 인력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릴 미켈라(Lil Miquela), 일본의 이마(Imma), 중국의 아야이(Ayayi), 영국의 슈드(Shudu) 같은 버추얼 휴먼이 출현하고, 일본의 V.W.P, K/DA, 중국의 루오텐이(Luo Tianyi) 같은 버추얼 뮤지션도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2020년 로지를 시작으로 루시, 이솔을 비롯한 버추얼 휴먼이 광고부터 드라마, 영화, 뉴스, 예능, 라디오, 홈쇼핑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대중과 만나고 있다.

K팝 시장에 버추얼 아이돌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20년 걸그룹 에스파가 데뷔하면서부터다. 에스파는 4세대 아이돌 그룹답게 독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획된 그룹으로, 미래지향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사했는데 가상 멤버 아이(ae)와 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 등 인간 멤버의 상호작용이 에스파의 핵심 콘셉트다. 이후 버추얼 휴먼만으로 구성된 K팝 버추얼 아이돌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위치 스트리머 우왁굳이 2021년 오디션을 통해 6인의 멤버를 선발해 구성한 이세계아이돌을 데뷔시킨 이후 메이브, 브레이지, 아이리제, 사공이호, 이터니티, 아뽀키, 러비타, 나이비스, 오프이퀄스, 한유아, 김래아 같은 버추얼 아이돌 그룹과 솔로 가수가 활동에 돌입하며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플레이브는 한국 대중음악계와 글로벌 시장에서 K팝 버추얼 아이돌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내며 한류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K팝 아이돌처럼 매력적인 서사 전개, 눈길 끄는 멤버의 캐릭터화, 완성도 높은 음반 제작, 역동적인 무대 퍼포먼스, 음악 방송 출연과 숏폼 콘텐츠 양산, 팬·대중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인기를 제고하며 충성도 높은 국내외 잘파세대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K팝에만 머물지 않고 광고, 방송,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한국 대중문화의 지평도 넓히고 있다. 물론 버추얼 아이돌이 K팝 아이돌로서 대체 불가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면 불쾌한 골짜기 문제나 일부 표정과 동작 연출에 드러나는 기술적 결함을 넘어서야 하고, 초상권과 저작권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악성 댓글과 딥페이크 음란 영상 등에 대해서도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세계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 규모가 2021년 16억 3900만 달러에서?2028년 174억 달러로 7년 사이 1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를 비롯한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존재 양식과 형태가 다양화하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새로운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K팝의 적응력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할 때 K팝과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플레이브 같은 버추얼 아이돌이 그 전망을 현실로 만들며 K팝의 차원이 다른 진화를 견인하고 있다.
/글·사진=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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