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옥 찍고 돌아온 오세훈·한동훈… 낡은 보수 ‘재개발’ 돌입
'절윤' 생존… 시정현안 집중키로
韓, 복당·신당 창당 여부 주목
보수 재건·李 정권 제어 포부
지선 기점 野 당권파 퇴진 압박
중도 중심 재편·구도 변화 전망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과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인.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dt/20260604161140272akvq.jpg)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과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인이 치열한 접전 끝에 생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 체제와 대척점에 섰던 두 사람이 살아 돌아오게 되면서 극우 지지층에서 중도층 중심의 보수 재편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차기 대선 주자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도 국민의힘 내부 권력구도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벌써 선거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장 대표 퇴진론을 외치고 있다.
오 당선인은 4일 개표 막판까지 이어진 초접전 끝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며 헌정사 첫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올랐다. 오 당선인은 장동혁 지도부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선을 그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장 대표와 단 한 차례도 선거 유세를 함께하지 않았다. 또 당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외치며 경선 후보 등록을 수 차례 거부한 뒤 공천을 신청했다.
선거 기간 도중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오 당선인은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 이미지가 더욱 공고히 굳어졌다. 다만 아직 대선까지 약 4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서울시정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대권 관련) 아직은 너무 멀리 있는 얘기"라며 "우선 안전한 서울을 만들고 시정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북갑에서 하정우 민주당·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3파전 끝에 당선된 한 당선인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오전 1시50분쯤까지 하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한 당선인은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준 위대한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북구를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 폭주를 제어해서 대한민국 균형추를 맞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당선인은 지난 2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직후부터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잘못됐다는 점을 꾸준히 밝히며 당 지도부가 윤 어게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 당선인은 원내에 입성하며 체급이 올랐지만 아직 무소속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는 당장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장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이 한 당선인을 받아들이기에는 내부 구력구도가 복잡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한 당선인이 신당을 창당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당초 대권 주자로 언급되는 상황이었지만 국민의힘에서 출당을 당한 직후부턴 복당이 우선인 상황이다. 만약 내년 초 쯤 이른 시기에 복당을 하게 될 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잡은 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먼저 잡아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한 당선인의 국민의힘 복당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당선인 측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장 대표 등 당권파와 여론 추이 등을 살핀 뒤에 한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거 같다"며 "아직 어떤 뚜렷한 정치적 행보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지선 결과를 기점으로 장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비당권파인 유의동 경기 평택을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동혁 지도부가 가려고 했던 방향이 민심과 얼마나 멀어져 있었는지 냉정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지도부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만들어 정치적 권력을 연장하고 해법도 없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하는 낡은 정치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친한계 의원들도 장동혁 지도부 등에 대한 '총사퇴'를 촉구하며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오 당선인과 한 당선인 모두 친윤석열계와 장 대표 등 강성 보수 노선에서 거리를 두며 독자 생존했다. 이번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 바깥에서 서울 광역단체장만을 얻게 되며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에 필요한 인물들로 손꼽힌다. 정치권에선 두 인물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을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디지털타임스에 "두 인물은 이미 보수층에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였다"며 "이번에 당선되면서 다시 한번 확인이 된 거고 생존력도 입증됐다. 향후 대권 행보에 조금씩 탄력이 붙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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