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열정의 발자취]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정경아 기자 2026. 6. 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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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5선 의원 진격의 발걸음… “경기교육 대전환 현장에 답”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대중에게 5선 국회의원이자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의 주역으로 익숙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하지만 그는 서울 양화중 교사, 공군사관학교 및 중앙대 교수를 거쳐 국회 최장수 교육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해 온 22년 경력의 교육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인구 1천400만 경기도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 돌아왔다. 스스로를 교육과 정치를 결합한 '에듀 폴리티션(Edu-politician‧교육정치가)'이라 명명하며, 학교와 지자체의 벽을 허무는 과감한 '벽깨기'로 경기교육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안민석 당선인 어린시절 가족과 함께.
# 시골 소년, 아버지의 등을 보며 교육을 꿈꾸다

안민석 당선인의 출발점은 경상남도 의령의 시골이었다. 작은 소년의 눈에 비친 것은 교사였던 아버지의 커다란 뒷모습. 아버지가 묵묵히 걸어간 길은 자연스레 그의 꿈이 됐다.

안민석 당선인은 경기도 화성군 오산읍(현 오산시)으로 이주해 본격적인 청소년기를 보내며 경기도에 깊은 뿌리를 내리게 된다. 훗날 그가 정치 인생 대부분을 오산에서 일구고, 지역 교육 환경을 바꾸는 데 전념한 것을 떠올리면 이 도시와의 인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교육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학업에 매진한 안민석 당선인은 오산중학교와 수원 수성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문을 나선 그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그러나 교실에서 마주한 현실은 그에게 더 큰 숙제로 다가왔다. 주입식 교육과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안민석 당선인은 더 넓은 세상의 교육을 배워 와 대한민국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안정적인 교사 자리를 내려놓고 1988년, 그는 교육 전문가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일푼 유학길에 올랐다. 타국에서의 생활은 고됐지만 쉼 없는 노력 끝에 그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노던콜로라도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교실이라는 현장 경험 위에, 학문적 소양을 더해 교육 전문가로서의 기반을 다진 순간이었다.

미국 유학시절.
# 강단에서 국회로…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 혁신을 향해

한국에 돌아온 안민석 당선인은 공군사관학교 교수를 거쳐, 중앙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섰다. 후학을 길러내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우연한 만남은 그가 정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심화되는 사교육비 부담, 과도한 경쟁 속에 놓인 아이들을 보며 그는 "대한민국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 교육 개혁의 길을 택하며 국회로 향했다.

그는 2023년 펴낸 책 '사람들 사이에 안민석이 있다'에서 "노 대통령님과 함께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 하나만으로 강단을 박차고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며 "교육은 수십만 명의 교사들이 거리로 나와 절규할 만큼 병들었다.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써 내려갔다.

지난달 23일 열린 노 전 대통령 17주기 추모식에선 "노무현 때문에 정치를 했기에 노무현처럼 정치를 하려고 했다"며 "그분이 항상 말씀하셨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만들기를 경기교육계에서 해보려 한다"고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과 교육감 도전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 그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오산에 출마해 초선 의원이 됐다. 이어 2008년 제18대, 2012년 제19대, 2016년 제20대, 2020년 제21대 총선까지. 안민석 당선인은 한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기록했다.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가 유입되는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입법 활동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회장 등을 맡아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교육과 복지, 평화를 잇는 통로를 넓혀나갔다. 더불어민주당 남북문화체육협력위원장, 남북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대표 등 분단의 경계에서 남북 교류 실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박근혜 정부 말기 국정농단 사건을 파고든 인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2016~2017년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참여했고, 국민들은 그에게 '저격수'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2019년 오산지역 학생들과 서울대 AI연구원 견학 당시.
# 1천 개 학교 현장에서 찾은 답

안민석 당선인의 의정 활동 주 무대는 교육이었다. 그는 '붙박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며 입법 활동에 몰두했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함께 진보 교육 시대를 열었고, 수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무상 급식 정책을 제안해 관철시켰다.

자신의 지역구인 오산에서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며 '1인 1악기' 정책을 도입해 학생들이 통기타 수업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전국 단위 초등 의무교육으로 확대된 '생존수영'도 그가 기획해 오산에서 처음 시작됐다.

안민석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록은 5선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다. 바로 의정 활동 틈틈이 전국 각지의 1천 개가 넘는 학교 현장을 직접 발로 찾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아이들의 등굣길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교문 앞에서, 아이들이 영양을 책임지는 급식실에서, 교사들의 한숨이 섞인 교무실에서 문제를 찾고자 했다.

선거유세용 홍보 영상에서도 그는 "현장에 답이 있는 것, 그것은 22년 교육 외길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며 "이제 경쟁 중심의 전근대적 교육을 미래지향적 생태계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탄탄대로 같던 그의 여정에도 깊은 골짜기가 찾아왔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평생을 일군 지역구를 내려놓아야 했다. 그는 좌절 대신 자신이 평생 걸어왔던 교육의 길로 다시 돌아갔다.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로 돌아가 다시 강단에서 청년들을 만났고,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직속 미래교육자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교육 현장 곳곳을 누볐다.

지난 2일 선거 마지막 유세 모습.
# AI시대 첫 교육감으로 경기교육 대전환을 꿈꾸다

지난해 12월 22일, 그는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교육감의 권한은 우리 아이들의 꿈을 살리기 위해 존재한다"며 "AI시대에 동떨어진 암기식 교육과 맞서고,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후 민주진보 경기도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그는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겨뤄 단일 후보로 선출돼 재선 도전에 나선 임태희 후보와 맞붙었다.

그는 문해력, 문화예술, 체육을 중심에 둔 전인적 교육 '경기 LAS(Literacy·Arte·Sports) 교육'과  필두로 ▶경기AI교육원 설립 ▶느린 학습자‧이주배경 학생 등 지원 확대 ▶씨앗교육펀드 조성 ▶교권 보호 강화 및 교원 처우 개선 ▶'안심에듀버스'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동력으로는 학교와 지자체 행정의 경계를 허무는 벽깨기 교육을 제시했다.

선거유세 기간 안민석 당선인은 31개 시군을 모두 방문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아이들의 등교가 설레는 학교, 선생님이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가 믿고 보내는 학교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외쳤다.

하루가 다른 기술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격변의 시기, 이제 그는 도민들 앞에 약속했던 '경기교육 대전환'을 펼쳐나갈 시간이다. 안민석 당선인은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경기교육에 오롯이 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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