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에 켄달 제너까지…K뷰티, 글로벌 인지도 높이기 총력

김가현 2026. 6. 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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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아, 톱모델 켄달 제너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
에이피알도 '장원영 효과' 톡톡
글로벌 셀럽으로 국내외 소비자 공략
제공= 더파운더즈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세계적인 셀럽을 앞세운 '빅모델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판매 채널을 넘어 SNS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더파운더즈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아누아(Anua)가 세계적인 톱모델 겸 인플루언서인 켄달 제너(Kendall Jenner)를 브랜드의 첫 번째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국내에서는 배우 수지를 전속 모델로 내세운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켄달 제너를 앞세우며 국내외 소비자 접점을 동시에 확대하는 전략이다.

켄달 제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2억 700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메가 인플루언서다. 그동안 각종 해외 명품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해온 만큼, 국내 인디 뷰티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기용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켄달 제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누아의 '더블 클렌징 듀오' 제품을 'Kenny's Holiday Favorites(연말 최애템)'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앰버서더 발탁 역시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협업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신뢰도와 화제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아누아가 글로벌 셀럽 마케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누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미국 틱톡숍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고,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아마존 톱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2만 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누적 1억 20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더파운더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717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94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161% 늘어난 1180억원을 기록했다. 당장의 수익성 방어보다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 고삐를 죄며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제공= 에이피알

에이피알이 운영하는 메디큐브 역시 셀럽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로 꼽힌다. 메디큐브는 장원영을 모델로 기용하며 국내외 소비자 사이에서 브랜드 주목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K뷰티 기업 최초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졌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934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3%, 173%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단일 분기 최대 실적이다. 이 가운데 화장품·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74% 늘어난 452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528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9%에 달하는 셈이다.

마케팅 투자 역시 대폭 확대됐다.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1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장원영을 앞세운 브랜드 캠페인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메디큐브는 오프라인 글로벌 마케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코첼라 페스티벌'에 단독 부스를 운영했으며, 당시 블랙핑크 리사와 카일리 제너가 개인 SNS를 통해 부스 방문 소식을 알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흐름은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제품력을 내세워 백화점과 면세점 등 전통 유통 채널 입점을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셀럽과 SNS를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먼저 형성한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들이 제품력만으로 경쟁하던 단계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마케팅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셀럽을 활용한 캠페인은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