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픽' 정원오 꺾고 첫 5선 서울시장… 차기 보수 대권주자 굳힌 오세훈
보수 쇄신 상징 인물로 존재감 드러내
차기 지도자로서 비전과 성과 증명해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서울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올랐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명픽'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보수 적자'로서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특히 강성 보수 지지층 이탈 우려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주저하지 않는 강단을 보이며 '보수 쇄신' 의지를 증명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궤멸 위기에 몰렸던 보수 진영을 재건할 적임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 또한 공고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보수 쇄신 상징 인물로 존재감 드러내
4일 지방선거 개표 결과 오 당선자는 49.15% 득표율로 정원오 민주당 후보(48.13%)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오 당선자는 전날 오후 6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승리를 자신하기 힘들었다. 득표율 46.0%로 정 후보(51.4%)에게 크게 뒤질 것으로 예측됐다. 개표 초반 30%포인트(p) 가까이 득표율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 16분 역전에 성공한 이후 승기를 굳혔다. 오 당선자는 오전 9시 30분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서울시민들이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대원칙을 확고하게 세워줬다"고 몸을 낮췄다.
이번 승리로 오 당선자는 유력 대선주자이자로서 존재감을 재확인한 것은 물론 '보수 쇄신'의 기수라는 점도 다시 한번 증명했다. 17대 국회 당시 초선 의원으로 '정풍 운동'을 주도했던 그는 지난 3월 국민의힘 후보자 공천신청을 거부하면서까지 국민의힘 지도부의 '윤 어게인' 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등 보수 재건을 위한 당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수도권 의원은 "대표적 혁신파로 당내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쉬운 선거에만 출마한다'며 인물 경쟁력에 회의를 보내던 일각의 평가도 털어냈다. 오 당선자가 승리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컸고, 2022년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환경이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다. 지난해 대선에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정치적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12·3 불법 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 내란 1심 선고 등 최악의 조건에서 치러진 이번 지선에서 역전승을 일구면서 인물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단숨에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이제 차기 지도자로서 비전과 성과 증명해야
오 당선자로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은 더 커졌다. 광역자치단체장 3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이번 서울시장 임기가 마지막 소임이기 때문이다. 다음 4년 동안 국가 지도자로서 비전 제시와 민생·현안 해결 능력, 국민 통합 및 소통 역량을 스스로 입증해 내야 하는 것이다.
오 당선자는 이날 38일 만에 서울시장 업무에 복귀하면서 첫 일정으로 여름철 안전대책 특별점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잰걸음에 나섰다. 오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더 따듯하고 건강한 '삶의 질 특별시'를 앞으로 4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는데, 그 기본에는 안전이 있다"며 "익숙한 곳과 현장, 사각지대를 늘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오 당선자가) 명확한 비전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잠룡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차기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임기 종료가 맞물리는 만큼, 앞으로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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