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에 ‘제명’ 한동훈 복귀까지…국힘 지도부 책임론 분출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6. 6. 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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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희망 불씨 지켜” 사퇴론 일축
친한계·비당권파 “지도부 책임” 공세
뱃지 단 한동훈 복귀에 당권 지형 흔들
평택4선 유의동 개혁보수 역할론 부상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성적표를 놓고 4일 후폭풍에 휩싸였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을 지켰지만 더불어민주당에 12곳을 내주면서 장동혁 대표 책임론이 당내에서 공개 분출한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막판에 지켜내긴 했지만, 부산과 울산을 내주며 부울경에서 민주당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고 충청권에서도 전패하면서 당권파 리더십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쉬운 선거 결과다.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적었다. 이어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선거 패배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즉각적인 퇴진론에는 선을 긋고 당 수습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당권파의 시각은 달랐다. 친한계 안상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가 황당 제명한 한동훈 전 대표의 의회 입성,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둬서 서울 지킨 오세훈 시장, 합리적 보수재건의 신호탄”이라며 “민심은 천심,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나란히 앉아 김영삼 전 대통령을 기리는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시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배현진 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이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지선이 변곡점이 돼야 한다”며 “의원들의 생각이 같을 거로 본다. (오늘 오후) 의총에서 중지를 모아 합당한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과거 친한계였다가 지금은 계파색이 옅어진 김소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심의 회초리, 국민의힘 지도부 총사퇴해야”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이날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의 사퇴 소식과 함께 장동혁 대표를 겨냥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대표의 사퇴 관련 속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조국만도 못한 張&申”이라고 적었다.

이들의 구심점은 단연 ‘초선 한동훈’이다. 한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선 이후 국민의힘으로 돌아가 보수 재건에 나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거나 한 건 아닌데 그 약속 분명히 드렸고, 부당하게 제명된 날 반드시 돌아간다고 말씀드렸고, 이 선거 승리도 그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소원했던 많은 의원들과 덕담 나누며 통화했는데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도 보수 재건 방향은 분명히 필요하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평택지역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유의동 당선인의 역할론도 커지고 있다. 유 당선인은 당내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돼 온 수도권 중진이다. 유 당선인은 한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발탁한 인연도 있어, 한 전 대표와의 접점 역시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 당선인이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모두 꺾고 원내 복귀하면서 비당권파의 한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도부가 가려 했던 방향이 민심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 냉정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스1]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수 진영을 향해 “탄핵의 강을 건너 유능하고 따뜻한 개혁보수의 길로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파불립(不破不立)”이라며 “낡은 것을 깨부수지 않으면 바로 세울 수 없다. 그래야 다음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를 탈환하고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책임론이 ‘즉각 퇴진론’으로 번질지 여부다. 장 대표 측은 광역단체장 4석, 재보선 4석 확보를 들어 최악의 참패는 피했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 반면 친한계와 비당권파는 부산시장 선거 패배, 충청권 부진을 지도부 노선 실패로 볼 수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한 선관위 공세도 변수다. 당권파가 선관위 책임론을 전면화할수록 친한계나 비당권파는 선거 패배 책임론이 희석돼선 안 된다고 맞설 가능성이 크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당 지도부의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선거 패배 책임과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책임은 다르다”며 “거대한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만들어 결국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연장하고 해법도 없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하는 낡은 정치는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한 당선인이 국회에 들어오면 복당론, 조기 전당대회론, 원내대표 선거가 맞물리며 국민의힘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임기가 이달 15일까지인 점도 변수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첫 세 대결 무대가 될 수 있어서다. 선거 책임론의 향배가 지도부 재편의 시계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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