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던 노원 재건축, 강북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 될까

오유진 기자 2026. 6. 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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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62% 급증…노원 대단지 사업 속도전 본격화
사업성 개선에 투자수요 유입…공사비·분담금은 변수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올해 들어 노원구 주요 대단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노원구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잇달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의 규제 완화로 낮았던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이른바 '한강벨트'에 집중됐던 재건축 투자 수요가 서울 최대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원구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요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거래량과 집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노원구 주요 대단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중계동 최대 규모 단지인 '중계그린'은 지난달 20일 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 승인을 받으며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고, 상계동 최대 단지인 '상계보람'은 지난달 6일 정비계획이 통과돼 사업 추진의 출발선에 섰다.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은 올해 하반기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원구는 서울에서 노후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과 높은 분담금 부담 우려 탓에 사업 추진 속도가 더뎠다. 특히 타 재건축 지역에 비해 대지 지분이 낮은 단지들이 많아 사업 후 조합원 수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도 약했다. 2020년 이후 노원구에서 재건축을 마친 단지가 '포레나 노원'(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정도에 그친 배경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서울시가 사업성이 낮은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성 보정계수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하면서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재건축 과정에서 적용되는 용적률 인센티브에 추가 보정 값을 부여하는 제도로, 최대치인 2.0이 적용될 경우 허용 용적률이 최대 40%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 조합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량·집값 동시 상승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노원구 아파트 시장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재건축이 본격화하기 전 주택을 매수하려는 '저점 매수' 수요가 몰려든 영향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36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64건)과 비교해 62.5% 증가한 수치다.

거래 역시 재건축 추진 단지에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노원구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아파트(분양권 제외)는 상계주공6단지(104건), 중계그린(92건), 상계주공9단지(89건), 중계무지개(87건), 상계주공7단지(84건) 순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에 거래가 몰려들고 있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올해 거래가 가장 많았던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8㎡의 5월 평균 실거래가는 7억3533만원으로 1년 전(5억4833만원)보다 34.1% 상승했다. 중계그린 전용 49㎡ 역시 지난달 평균 실거래가가 6억6350만원을 기록하며 1년 전(5억1533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다만 사업이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 높은 분담금 등 재건축조합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지역 공사비는 3.3㎡당 1000만원 선까지 넘어선 데다, 하반기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는 등 사업비 조달 환경도 녹록지 않다.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조합 내부에서는 향후 분양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분양 신청을 진행 중인 상계주공5단지는 전용 84㎡ 기준 최고 6억477만원 분담금을 제시한 상태다.

이주비 대출 규제도 변수다. 현행 규제상 이주비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돼 있으며, 다주택자의 경우 이주비 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압구정·반포 등 정비사업 사업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시공사들이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지원이나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을 제안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강북권 단지에서 동일한 금융 지원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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