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생아 126년 만에 최저…예상보다 15년 빨라진 ‘인구 절벽’

홍석재 기자 2026. 6. 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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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늘었지만 출산은 ‘뚝’…합계출산율 1.14
픽사베이

지난해 일본 신생아수가 또다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저출생 문제가 가파른 속도로 심화하면서 한해 출생아가 예상보다 15년이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4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2025년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전년 대비 1만4937명 줄어든 67만1236명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시작된 1899년 이후 역대 최저치로, 최근 10년 연속 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14로 전년보다 0.01 낮아졌다. 이 역시 194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출생률이 단순히 하락하는 게 아니라 속도 자체가 가파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지난 2023년 ‘장래 추계 인구’에서 한해 신생아가 67만명대로 내려가는 시점을 2040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예상보다 15년이나 빠르게 도래했다. 오자키 마사나오 관방부장관은 하루 전 정례브리핑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방해가 되는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저출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저출생은 노동력 부족, 경제성장 둔화, 연금·건강보험 재정 악화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 외에 뜻밖의 어려움도 만들어내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의 저출산이 산부인과 폐쇄, 소아과 병상 공실같은 악영향을 끼쳐 현재 의료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사이타마현에서 3대에 걸쳐 120년 넘게 산부인과를 운영해온 한 병원장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저출산으로 경영이 어려워져 적자를 무릅쓰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다른 어린이 병원의 한 의사도 “예전에는 순수하게 아이들만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치료에만 매달리던 시절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의료뿐만 아니라 경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분만 가능한 의료시설이 해마다 5% 감소하고, 소아외과 의사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수술 경험 기준조차 맞추기 힘든 일이 생기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최근 결혼 건수가 늘고, 초혼 연령이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결혼 건수는 48만9119건으로 전년대비 4027건 늘었고 초혼 연령은 남편 31.0살, 아내 29.7살로 지난해보다 나란히 0.1살씩 줄었다. 후생노동성은 “결혼 건수와 출생아 수에는 일정한 관계가 있는 만큼 주시해야 할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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