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현대차, 코스피 시가총액 4위 자리 두고 AI·로봇 전쟁 [stock&톡]

이자경 기자 2026. 6. 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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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한때 시총 4위 올라
현대차 재역전하며 격차 확대
AI·로봇 기대 속 경쟁 지속
그래픽=이찬희 기자

인공지능(AI) 부품 수혜를 앞세운 삼성전기와 로봇·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대를 품은 현대차가 코스피 시가총액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달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4위에 올랐지만 최근 급락으로 다시 자리를 내주면서 양사의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6만3000원(3.47%) 내린 1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30조938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5위다. 같은 시각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000원(2.88%) 하락한 70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은 144조968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58조8735억원을 기록하며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4위에 올랐다. 시총 5위에 오른 지 4거래일 만이다. 하지만 이후 이달 1~2일 이틀 동안 14.7% 하락하며 시가총액은 135조4197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는 시가총액 149조2684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시총 4위에 올라섰다. 현재 양사 시가총액 격차는 약 14조원 수준이다.

시총 4위 경쟁의 주도권은 한동안 삼성전기가 쥐었다. 삼성전기는 4월 1일 기준 시가총액 33조2010억원으로 20위권에 머물렀지만 AI 관련주 랠리를 타고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코스피 5000선 당시 시총 33위에 머물렀지만 7000선 구간에서는 9위, 8000선 돌파 이후에는 5위까지 올라섰다. 지난달 29일에는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4위에 오르며 코스피 시총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상승 배경에는 AI가 있었다. 삼성전기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FC-BGA(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가 AI 서버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날수록 관련 부품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실적도 뒷받침됐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40% 증가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넘어선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최근 급락에도 증권가는 AI 부품 성장 스토리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용 MLCC는 범용 제품보다 3~5배 많은 생산능력을 필요로 한다"며 "하반기부터 AI 서버용 고용량 MLCC는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Si-Cap), ABF 기판 등 핵심 성장축의 방향성에도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 적정주가를 21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일 종가 181만3000원 기준 상승여력은 약 15.8%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AI 서버 투자 확대와 MLCC 가격 인상 가능성, ABF 기판 수요 증가 등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나치게 가팔랐던 상승세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기는 4월 1일 시가총액 33조2010억원에서 지난달 29일 158조8735억원으로 불어나며 약 379% 증가했다. AI 기대감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간 시가총액이 100조원 넘게 불어난 만큼 실적 확인 전 매도 물량이 먼저 나온 셈이다.

현대차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4월 1일 99조9220억원에서 지난 2일 149조2684억원으로 약 49% 증가했다. 증권가는 현대차를 단순 완성차 업체가 아닌 로봇과 SDV 기업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BD)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시점"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74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현대차와 삼성전기의 시가총액 격차는 약 14조원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투자 확대가 MLCC와 FC-BGA 수요 증가, MLCC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대차는 SDV 전환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업 가치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와 로봇을 앞세운 양사의 시총 4위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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