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엔비디아·델도 "K-빅테크"… 네이버클라우드, 글로벌AI 도전

김남석 2026. 6.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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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GTC 타이베이 2026서
'엔비디아♥네이버클라우드' 자막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까지 참가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에이전틱AI 본격화·GPU에 집중
대민 타이베이시 난강구 타이베이 음악센터에서 지난 1일 열린 '엔비디아 GTC 타이베이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경화면에 '엔비디아♥네이버클라우드' 문구가 들어가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의 강자인 두 빅테크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한국 기업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인프라 전략을 설명하며 화면에 '엔비디아♥네이버클라우드' 자막을 띄웠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즐비한 무대에서 한국 클라우드 기업을 AI 네이티브 클라우드 핵심 파트너로 공개 호명했다.

이에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아시아·태평양·일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네이버클라우드가 참가했다.

엔비디아와 델이 비슷한 시기 네이버클라우드를 글로벌 파트너로 지목한 것이다. 비결은 모델과 인프라, 데이터, 서비스를 모두 갖춘 '풀스택' 구조다.

◇"GPU 6만장도 부족"… 추론 폭증에 '올인'=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에 참석해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며 "에너지, 칩,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플랫폼 전략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직접 개발·운영하며 데이터 센터를 비롯한 인프라부터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한 회사 안에 모두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라스베이거스의 델 행사에서 발표한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회사의 글로벌 전략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풀스택 역량을 가진 회사는 매우 드물다"며 "직접 모델을 만들고 학습시키기 때문에 어떤 인프라가 필요한지 정확히 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엔비디아의 GPU 6만장을 확보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GPU를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AI가 학습 중심 시장이었다면, 에이전틱 AI가 본격화되면서 추론 수요가 무지막지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 수요를 잡기 위한 GPU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스케일러와 차별화된 네이버클라우드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고비용, 고성능이 필요한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네이버클라우드는 필요한 곳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금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워크로드를 잘못 배분해 비싼 토큰만 쓰다가는 비용 때문에 파산하는 회사가 나올 것"이라며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면 안 되듯 적절한 워크로드 배분이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에서 글로벌 AI팩토리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소버린 AI, 가장 자신있는 영역… 글로벌은 필수"=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AI 모델, 피지컬 AI까지 전방위 기술 협력에 나서고 '소버린 AI'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개방형 LLM 기술을 활용해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초거대 언어모델 최적화 및 원천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이미 성과가 나왔다. 지난 3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서울 도심을 디지털로 구현한 '서울 월드 모델'을 공개했다. 서울 전역에서 수집한 파노라마 이미지와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도로 환경과 공간 구조를 재현한 것으로, 자율주행과 로봇 서비스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도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전 세계 고객이 소버린 AI, 산업용 AI, 기업용 AI를 구축할 때 엔비디아 통합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아시아 시장의 폭발적인 AI 수요를 뒷받침하는 핵심 공급자이자 독보적인 AI 인프라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은 이미 본격화됐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지난해 합작법인을 세워 디지털 트윈과 지도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단순 프로젝트용 회사가 아니라 중동 전역을 커버하는 IT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일본에서는 AI가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태국에서는 현지 기업과 손잡고 자체 LLM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동남아와 중동에서 소버린 AI 수요가 급증하는 점을 기회로 봤다. "전력이 싸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의지가 강하지만 기술 역량이 부족해 한국 같은 파트너 수요가 많다"고 분석하며 "한국은 미국 기술의 대안으로 적당한 규모로 협력 파트너로 매력적인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소버린 AI 역량은 이미 입증했다. 인터넷이 차단된 폐쇄망 환경에 GPU, 중앙처리장치(CPU), AI 모델, 플랫폼을 고객사 데이터센터에 통째로 넣는 형태의 프라이빗 AI 클라우드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그는 글로벌 진출을 생존 조건으로 규정했다. 5000만명 규모의 한국 시장은 고급 AI 기술에 지속 투자하기엔 작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의미 있는 재투자가 가능하고, 연구개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매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마존이나 오픈AI를 밀어내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세계로 확산해 필요한 곳에 딱딱 들어맞는 소금 같은 존재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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