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확 후 불타 숨진 이주 노동자들…伊검찰 “전례 없는 사건”

김보영 2026. 6. 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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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수확하는 농부들.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이탈리아에서 이주 노동자 4명이 불법 노동착취 조직에 의해 차량 안에서 불에 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의 한 주유소에서 아프가니스탄인 3명과 파키스탄인 1명 등 이주 노동자 4명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용의자들이 차량 내부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붓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차량에 불을 지른 뒤 피해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차량에는 피해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 1명도 탑승해 있었으나, 그는 팔에 화상을 입은 채 트렁크를 통해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희생자들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로, 딸기 수확 작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생존자인 모하마드 타지 알라미야르(35)는 이탈리아 지역지 TGR 칼라브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들을 “거대한 파키스탄 마피아 조직의 일원”이라고 지목하며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문제를 두고 고용주 측과 갈등을 빚었다고 증언했다. 알라미야르는 “8시간 노동에 대한 일당 45유로를 받기로 약속했었지만, 4월 20일 이후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카포랄라토(caporalato)’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노동 착취 구조에 대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카포랄라토는 불법 브로커들이 이주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알선한 뒤 임금 상당액을 숙소 및 이동 비용 명목으로 가로채는 식으로 착취하는 관행을 말한다.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주지사 로베르토 오키우토는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이것은 우리의 양심을 뒤흔드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라며 “이주라는 비극, 인간 존엄성의 가치, 그리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시민 사회의 책임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최대 노동조합인 CGIL은 이번 사건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극”이라고 규탄하며 정치권에 이주 노동자 착취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검찰은 현재 외국인 남성 2명을 다중 살인 및 가중 살인 혐의로 구금한 상태다. 용의자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 담당자인 알레산드로 달레시오 검사는 “전례가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불법 노동 알선이라는 맥락에서 폭넓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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