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방한하는 젠슨 황… AI 혈맹과 함께하는 3박 4일
"한국 애정한다" 5일 저녁 서울 성수동서 '삽결살 회동'
사옥 투어부터 야구 시구까지…광폭 행보에 재계 촉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일 한국 땅을 밟는다.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방한 기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반도체와 피지컬 AI 분야의 협력을 한층 끈끈하게 다질 전망이다. 삼겹살 회동부터 프로야구 시구,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출연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약 4일간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등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후 5일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성수동서 '삼겹살 회동'…반도체·피지컬 AI 논의
이번 만찬은 지난해 10월 황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서울 강남의 치킨집에서 반도체 동맹을 재확인한 '깐부 회동'에 이은 자리다. 지난해 깐부 회동과 마찬가지로 이번 삼겹살 소맥 회동도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피지컬 AI 등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은 AI 반도체 동맹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미 엔비디아 GTC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에서 황 CEO의 키노트 연설을 직접 청취했고, 비공개 만남도 가진 바 있다. 엔비디아의 핵심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이 커진 만큼 양측의 연이은 회동은 AI 반도체 파트너십을 과시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의선 회장과는 자율주행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과 차량용 AI에 대한 협력을 다졌다면, 이번 자리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육성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스마트팩토리 분야까지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회동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구광모 회장이다. 구 회장은 그동안 외부 회동이 잦지 않은 조용한 총수로 평가돼 온 만큼, 황 CEO와의 첫 공식 회동 자체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와 전장, 로봇, 통신 분야 협력 가능성이 폭넓게 거론된다.
이해진 네이버 GIO와의 만남도 주목된다. 네이버가 AI와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등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영역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네이버는 로봇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업무 공간을 구축해온 만큼, 양측이 AI 인프라와 로봇, 디지털트윈 분야에서 접점을 넓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5일 내내 숨 가쁜 행보…게임사·스타트업·인재까지 챙긴다
같은 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야구장을 매개로 한 이색 만남이 예정돼 있다. 황 CEO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서고, 박 회장은 시타를 맡는다. 평소 야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황 CEO는 시구 당일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이 새겨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 날인 8일에는 빠듯한 일정이 이어진다.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AI·로봇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간담회에는 업스테이지, 노타, 베슬AI 등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과 로봇 스타트업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가 국내에서 로봇 스타트업과 별도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가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는 만큼, 이번 간담회는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와의 협력 가능성을 살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같은 날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 방문도 조율하고 있다. 황 CEO는 연구 시설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대 학생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사옥 방문 일정도 추진되고 있다. 황 CEO는 피지컬 AI 협력을 주요 의제로 LG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사옥을 차례로 찾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와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방문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기 성남에 있는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도 유력하다. 네이버 1784는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5G 특화망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꼽힌다. 황 CEO의 방문이 성사되면 네이버와 엔비디아 간 AI 인프라, 로봇, 데이터센터 협력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하고, 8일 늦은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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