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정선거다”…시위대, 서울선관위 관계자 밀치며 실랑이
시위대 ‘재선거‘ 요구하며 대치중




투표함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노인정에 들어갔다 빠져나오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를 일부 시위대가 막아서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해당 아파트는 이른바 용지 부족 사태로 유권자들의 투표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곳이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은 이날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을 찾아 “선거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당선인이 확정돼야 법적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며 “그래야 부정선거 여부에 대한 판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거세게 반발했다. 김 사무처장이 투표소 내부로 들어갔다가 나온 뒤 현장을 떠나려 하자 이들은 차량 앞을 막아서며 “다시 돌아가라”고 외쳤다. 일부 참가자가 동선에 끼어들어 옷깃을 잡아채거나 그를 강하게 밀치면서 몸싸움에 가까운 상황도 벌어졌다. 김 사무처장은 이후 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현장을 이탈했다.
이날 투표소 앞은 밤샘 시위를 이어온 시민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양쪽 출입구가 가로막히면서 선관위 직원 등 공무원들의 출입이 사실상 차단됐다. 일부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농성을 이어갔다. 시위대는 손뼉을 치며 “개표중단” “선거무효” “선관위 해체하라” “노태악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선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70대 남성 김 모 씨는 “여기 개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승리 발표가 나왔다”며 “마지막 표까지 확인하기 전에는 누구도 ‘내가 이겼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남성 이 모 씨는 “우리가 주장하는 건 하나다. 국민의 투표권이 침해됐다는 것”이라며 “포항 지진 때도 다시 선거를 치렀다. 이번 일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전날 밤부터 농성을 이어온 이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60대 남성 A씨는 “어제 과천 선관위에 갔다가 밤 10시부터 여기서 버티고 있다. 밥도 다들 김밥으로 때웠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있을지는 우리도 모른다”며 “먹을 것 반입까지 막으면 그쪽(선관위)도 결국 두 손 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20대 남성은 “밤새 사람들이 맞서는 모습을 보느라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이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밤사이 김재섭·김은혜·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등도 이곳을 찾았으나 대치는 풀리지 않았다.
서울시선관위는 전날 오후 11시 50분쯤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해당 노인정에 남은 투표함 2개를 아직 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는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당장 이송을 강행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000명 분이 담긴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에선 전날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한때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마감 시간이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됐다.
경찰은 현장 충돌에 대비해 경력을 배치해둔 상태다. 기동대 일부는 시민 안전 등을 고려해 아파트 단지 밖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투입된 경력은 오전 3시 한때 약 470명에 달했다.
한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12시 35분 기준 개표율 98.98% 기준 49.78%표를 얻어 48.21%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은 상태다. 정 후보가 결과에 승복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투표함이 반출되지 않아 개표율은 수 시간째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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